21세기를 즐겁게 만들었던 두개의 판타지는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이 아니었나 싶다. <반지의 제왕>이 종결된 후 판타지에 대한 목마름을 채워줄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일까? <반지의 제왕>이 그 이전의 이야기를 들고 다시한번 우리를 찾았다. 호빗!
<반지의 제왕>이 절대반지 파괴를 위한 프로도의 여정을 담아냈다면 새롭게 시작되는 <호빗>은 그보다 60년이 앞선 이야기. 처음 절대반지를 찾아냈던 프로도의 아저씨 빌보 배긴스의 모험 이야기이다. 전작이 악과 대항하는 반지원정대의 이야기를 담았기에 다소 어두웠다면 이 호빗은 꽤 밝은 느낌이다. 유쾌한 성품을 가진 빌보 배긴스가 간달프의 강추에 의해서 잃어버린 왕국을 되찾으려는 난쟁이들의 여행에 합류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1부는 모험과는 거리가 멀고 어찌보면 이기적인 성품을 가진 빌보가 난쟁이 집단과 한 팀이 되어가는 여정을 담았다. 몇번의 크고작은 전투가 있으며 그 전투들은 일전의 <반지의 제왕>과는 다르게 약간은 밝고 경쾌하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거기까지!!
이 영화는 <반지의 제왕> 팬들에게는 훌륭한 프리퀄이 되겠지만, 이 영화만으로 독립적인 서사를 구축하는데에는 미흡한 점이 많이 있다. <반지의 제왕>의 경우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집단 전투신이 한차례씩 존재하는데 이 장면이 영화에서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강렬한 씬이다. <호빗>에서는 이러한 하이라이트를 고블린 종족과의 전투로 대체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전투의 처절함보다는 바보같은 고블린 종족의 인해전술에서 탈출하는 모양새로만 그려지고 있다. 물론 원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다른 시나리오로 대체할 수는 없었겠지만 3부로 기획된 시리즈를 2부로 압축해서 펼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적은 분량의 원작을 늘리려다보니 단편적으로 넘어가야 할 전투신들이 과도하게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긴 러닝타임 중에서 강하게 집중되는 장면이 고작 13분에 불과한 골룸씬이었다는건 나뿐일까?
많은 이들이 3D 수준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48프레임으로 촬영된 이 영상의 수준이 극강이라고는 하나 일반 극장 관람객은 느낄 수 없다고 한다. 2D로 본 내 입장으로서는 오히려 영상이 퇴보한 느낌이다. 2D의 경우에서는 지나치게 영상이 빠르게 움진인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특히 밀집된 전투를 펼칠 때 피아구분이 어려운 수준이어서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었다. 3D관람 후기들을 보면 극강이었다 하는데 이정도로 퀄리티가 차이가 난다면 3D로만 개봉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나쁘진 않지만 <반지의 제왕>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아직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다.
<반지의 제왕>을 읽어보지도, 영화로도 보지는 않았지만 개략적인 내용은 출발 비디오 여행을 통해서 알고 있었던 우리 와이프의 말이 오히려 정답일 것 같다.
"나는 골룸이 반지를 얻고 골룸이 되어가는 장면이나 반지가 처음에 어덯게 만들어졌는지, 무슨 능력이 있는 건지 그런게 더 궁금했다"
호빗 : 뜻밖의 여정 (2012)
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
7.9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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