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가 주는 직관적인 느낌은 문화가 황금의 꽃을 피우던 아름다운 시절이다. 이 르네상스 시대를 출발해 매너리즘을 거쳐 바로크까지가 이번 2권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다.
이번 권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자본의 출현으로 인한 발주자의 변화이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면 돈을 실제로 내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궁정미술인지, 아니면 민중예술인지, 종교적인 예술인지가 결정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발주자의 의중이 너무나 깊이 반영되기 때문에 예술가 본연의 자유예술 의지는 반영되기 어렵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루벤스나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거장들 역시 이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는 예술혼 같은 것이 생겨나게 된 배경은 그림을 직접 거래하는 화상의 출현이라는 사실은 상당히 실제적이면서도 가지고 있는 낭만을 날려버리는 주장이다.
화상의 출현은 그림을 주문하는 것에서 생산품으로 그 격을 떨어뜨려 놓았고 화가들은 후원자의 눈에 들기 위해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역량으로 다작을 하고 그것들이 팔리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화가들은 생활고에 빠졌지만, 예술의 자유를 취득하였다는 점에서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다. 문학의 경우는 그나마 나았지만 자본의 발전에 따라 극작가들의 움직임이 정해졌다는 사실에 있어서는 미술분야와 마찬가지다.
작가가 그렇게나 애타게 기다리던 시민 중심의 예술은 르네상스 이후에나 출현하게 되는데 칼뱅의 개신교의 탄생과 그 궤를 같이 한다. 과거 궁정예술과 종교예술이 중심이었으나, 개신교는 그림을 포함한 종교적 예술마저도 우상으로 규정하였으며 그 결과로 종교예술양식은 쇠퇴하게 되었다. 자본의 발달에 따라 힘을 잃은 궁정분야의 예술 역시 몰락의 길을 걸었으며 모든 예술은 시민에게로 갈 수 밖에 없는 당연적 요소들이 갖추어졌던 것이다. 여기에 앞서 말한 예술의 값어치가 싸게 되면서 공급은 늘어났으며 어느정도의 형편만 된다면 많은 이들이 그림을 소장 할 수 있었다. 물론 그 그림이라는 것에 대한 감상의 눈 역시 제각각이기는 했지만, 실제로 그것조차도 대중적인 예술로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시민예술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홀란드, 현재의 네덜란드이다. 이곳에서 미술품 매매가 급격하게 발달하였으며 렘브란트와 루벤스라는 거장이 탄생하면서 그야말로 시민 중심의 예술이 꽃을 피웠던 것이다.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2:르네쌍스, 매너리즘, 바로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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