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아이러니할 수도 있겠다. 크리에이티브를 위해 크리에이티브해지기 위한 십계명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살짝 자극적인 카피를 뽑아낸 이 책을 넘기면 머리페이지에 반항기와 개구진 모습이 공존하는 모습의 젊은이가 보인다. 그가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오스틴 클레온이다. (주관적인 판단에)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기는 하지만 TED와 몇가지 책으로 재기발랄한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크리에이티브란 무엇인가.
이 책을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지침서로 본다면 큰 오산이다. 이 책은 상당히 습관적인 분야를 다루고 있다. 창조를 하기 위한 습관 만들기. 혹은 마음가짐.. 이 책에서 다루는 열 개의 작은 주제들이 창조에 대한 접근 방법과 함께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게 도와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제목인 <훔쳐라, 아티스트처럼>은 오스틴이 제시하는 10가지 조언 중의 첫 번째 조언이다. 1명에게 훔치는 건 표절이지만 여러명에게 훔치는 것은 창조라는 도발적인 주장은 남의 것들을 그냥 내버려 두느니 주워와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낫다는 마크 트웨인의 말로서 설득력을 얻는다.
그 외에도 그냥 시작하라거나, 멋진 작업을 하고 사람들과 공유하라는 등 읽다보면 너무나 인습적인 조언들로 가득차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크리에이티브를 이끌어 낼 수 있는건 이런 평이한 주장들을 작가 본인의 경험과 창의적인 책 구성으로 설득력을 CREATIVE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당장에 창의력이 용솟음 치지는 않는다. 다만, 이 가벼운 책 한 권이 무언가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볍게 만들어 준 것만은 사실이다. 무언가 만들어내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거나 직업이 아닌 이들에게도, 창조에 대한 두려움.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 만큼은 이 책이 쉽게 접어 줄 것이다.
이 책이 제시한 10가지 조언은?
1 훔쳐라, 아티스트처럼
2 그냥 시작해라, 너무 깊이 생각 하지 말고
3 당신이 써라, 당신이 읽고 싶은 책
4 두 손을 써라
5 곁다리 작업이나 취미가 중요하다
6 멋진 작업을 하고 사람들과 공유하라
7 지리적 한계는 더 이상 없다
8 호감형이 돼라
9 질릴만큼 꾸준히 하라
10 크리에이티브는 빼기다
훔쳐라 아티스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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