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에 있어 러시아는 늘 변방의 국가였다. 중세에 이어 근세로 넘어오는 시기까지 러시아는 그 차가운 동토만큼이나 문학적인 발전이 더뎠는데, 그것을 한방에 뒤집어낸 것이 바로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라 할 수 있다. 아놀드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에 따르면 러시아는 제정의 정치구조를 가지고 있었기에 검열 등으로 인해 창조성 보다는 사회적 비판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전 유럽이 산업화와 시민운동으로 인해 급격한 변화가 한바탕 휘몰아 친 이후에도 러시아는 그러한 변화가 뒤늦음으로서 문학이 계몽주의와 종교성, 낙관주의가 드러난채 발전해 온 것이다.
톨스토이의 단편에서는 청교도적인 금욕주의와 종교적인 믿음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그렇다 하여 교회에 대한 맹목적인 신앙보다는 오히려 동양적인 선과 윤회, 개인의 성찰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부터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까지 톨스토이는 러시아 대다수를 차지하는 농민의 편에서 사회를 바라 보았다. 그렇지만 정면으로 사회와의 충돌을 지시하는 반동문학이 아니라, 삶에 순응하면서 고난을 이겨내고 내세를 기약하는 운명론 적인 가치관이 담겨져 있어 개인적으로는 한계가 있는 문학이 아닌가 생각된다.
톨스토이의 단편들은 너무나 종교적인 가치관을 강력하게 배경으로 깔고 있고, 현재와는 잘 맞지 않는 운명론이라던지, 현실순응적인 기조를 보이고 있어 사회적 인식의 표지보다는 하나의 흐름과 경향으로 읽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톨스토이 단편은 여러 버전으로 나와 있는데 인디북에서 펴낸 두권짜리 책은 디자인이 수려하고 서체가 눈에 잘 들어오는 장점이 있다. 다만, 1권에 있는 작품해설이 2권에는 빠져있는 등 구성상 문제가 조금 보인다.
톨스토이 단편선. 1
- 저자
- L. N. 톨스토이 지음
- 출판사
- 인디북 | 2005-12-23 출간
- 카테고리
- 소설
- 책소개
- 부활, 전쟁과 평화 저자 톨스토이 단편선 개정판 제1권. 톨스토...
'열수레의 책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산책] 영어를 통해 되짚어 보는 미국의 역사와 문화 (0) | 2013.06.06 |
---|---|
[사랑해, 우리아가] 아이에게 주는 선물. 나에게, 아내에게 주는 선물. (0) | 2013.06.03 |
[공포의 테러리스트 카멜레온] 숨차도록 이어지는 킬러들의 향연과 허무한 결말 (0) | 2013.05.10 |
[사랑이라니 선영아]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아니, 어떻게 사람이 변하니. (0) | 2013.05.04 |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④] 예술이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앞으로의 예술은.. (0) | 2013.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