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하게 얘기할 때 이런 책(감동이 함께 하지만 얇아서 정보가 적고 무엇보다 자주 읽을 것 같지는 않은)이 개인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단언컨데 아이가 있는 집에 선물로는 이런 책만한 것이 없으리라.
여기에 나오는 글이란 것은 한 10분만 시간이 주어진다면 이 블로그에 모조리 옮길 수 있을 정도의 적은 분량이다. 그러나 담고 있는 내용만큼은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들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고만 있어도 이쁠 때, 집안일을 하는 잠깐 틈을 이용해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집. 화장실에 대한 유난한 집착 등등..(개인적으로는 첫 장면... 돌아다니면서 자는 모습이 무척이나 공감이다)
이 책이 주는 메세지는 일종의 흐뭇함이다.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다른 이들도 느끼고 있다는 것. 혹은 작가가 느끼고 그려낸 이야기로 인해 내가 아이를 대하는 마음을 구체적으로 나타내주는 흐뭇함 등 동질감에 의한 흐뭇함을 선사한다. 책 중간중간 구멍이 뚫어져 있어 그림책으로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 아직 아이가 어려 읽어주지는 못하지만 4~5살만 되어도 아주 좋아할 것 같다.
주면에 아이가 있는 집에 선물할 일이 있다면 이 책을 선사해 보라. 물론 두루마리 휴지도 좋아하겠지만, 이 책을 더 좋아하리라 확신한다.
PS. 한가지 아까운건 책 재질이 구겨지거나 찢어지지 않는 두꺼운 종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해 우리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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