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성공만을 말한다.
이번 일만 성공하면 우리는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어..
그 일만 성공하면 앞서갈 수 있을 텐데..
심지어 개인적인 상황도 늘 낙관주의가 지배하고는 한다. 공부를 하나도 안하고 본 시험에 거는 일말의 기대를 거는 판국인데 실패를 떠올리고 교훈을 삼는다는건 말그대로 교과서에서나 나올만한 이야기이다. 저자인 히타무라 요타로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한국에도 몇번 방문해서는 실패학과 관련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책의 전체는 역시 일본인 엔지니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꼼꼼한 기록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방법론이 주를 이룬다.
요타로는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하인리히의 법칙을 그 근거로 내세운다. 사실 하인리히의 법칙이란 건 과학적인 실험이나 통계에 따른 정확한 법칙이라기 보다는 여러가지 주요한 사례를 보았을 때의 일반론이기는 하다. 어찌 되었건 이 하인리히의 법칙이란 건 한마디로 한건의 대형사고 뒤에는 그 사고를 예견하는 29건의 작은 사고와 270건의 사소한 사고가 숨어있다는 내용이다. 과학보다는 모든 사고는 인재이며 보험료를 올리기 위한 연구라는 것이 금방 확인될 만한 내용이기는 하다.1 이 하인리히의 법칙에서 사고를 실패로 치환하면 요타로가 이야기하는 실패학의 근간이 완성된다.
실패 역시 수많은 자잘한 실패와 몇가지 작은 실패가 전조로 보여지며 이를 잘 데이터하고 극복하는 길이 큰 실패를 방지 할 수 있다는 것이 실패학의 가장 큰 논지이다. 이렇게 실패를 예견함과 동시에 실패를 대비할 수 있는 기금을 조성하여 대비하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어느 조직이건 실패를 잘 관리하는 조직은 많지 않다. 특히 정부조직의 경우 성공사례에 대한 관리는 엄청나게 잘 되어 있지만 실패사례라는 것은 좀처럼 만나기가 어렵다. 아무래도 책임 소재를 비롯해 여러가지 불편한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염려해서리라. 그러나 이런 조직들의 실패야 말로 초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실패가 많기에 더욱 더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이랗듯 요타로가 전개하고 있는 실패학의 논지는 일견 타당해 보이며 받아들여야 할 것들이 많이 보이는 반면 중간중간 팁처럼 달려있는 충고(?)같은 것들은 그닥 신경쓸 만한 부분은 아니다. 나름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담은 것 같지만 이 책이 나온 시기를 감안하면 이제는 벌써 폐기해야 할 만한 내용이다.
나와 조직을 살리는 실패학의 법칙
- 실제로 하인리히는 보험일을 하고 있었으며 이 법칙 또한 관련 연구의 한 부분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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