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에서 실망한 것은 정선의 음식이었고, 성공적이라 생각되었던 건 숙소였다.
음식이야 워낙 주관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는데다 그때그때 맛이 조금씩 다르기도 한다지만, 실망했던 것 만큼은 변치 않는다.
정선 지역은 음식이 발달하기에는 너무나 험준한 곳에 있다. 그러다 보니 나물류가 주로 발달한 것 같은데 약재로 쓰이는 황기로 찐 족발이 이쪽에서 유명해 보인다. 마침 아내의 지인이 소개해 준 식당이 정선읍내에 있어 들렀다.
가격이 싸지많은 않다. 여기서 느끼는 점인데 정선의 물가는 서울과 맞먹는다. 특히 고기류는 더 비싸고 유류 역시 비싸다. 지형적으로 유통 자체가 어려워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들렀던 정육점에서는 이곳의 고기가 서울보다 비싸다 하시더라.
먼저 황기족발. 다 찢어져서 나오는게 조금 특이한 점이기는 한데, 일반적인 오향족발과 차이를 알 수 없다. 먹기는 좋지만, 그냥 족발.
황기가 들어갔다고 하는데, 전혀 모르겠다. 황기 맛을 모르는 것도 있지만, 이름에 황기가 들어갈 정도면 뭔가 인식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
콧등치기 국수는 면발이 너무 쫄깃해 후루륵 하면 면 끝이 콧등을 때린다고 하여 붙은 이름인데 직접 해 보니 진짜 콧등을 때린다. 누가 지었는지 참 잘 지은 것 같다. 잘 지은 이름까지는 좋았는데..
내가 먹는 법을 몰라서인지 아무 맛도 안나는 우거지국에 메밀면이다. 정말이지 MSG에 길들여진 입 때문인지 맛이 나질 않는다. 원래 메밀이라는 음식이 수더분한 음식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텁텁한 느낌인줄은 몰랐다. 아니면 내가 모르는 어떤 다른 방식이 있는 것인가. (소금을 자기가 넣어야 한다던지..) 그렇지만 앞서의 황기족발보다 훨씬 더 지역색이 묻어나는 음식이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잘 고른 건 숙소.
이 성수기에 요금이 64,000원이다. 가장 작은 방이기는 하지만 3~4명은 거뜬히 수용할 수 있을 만한 크기인데다 엄청 시원하고.. 침구도 뽀송뽀송한 그야말로 정통 리조트다. 당연한 얘기긴 하지만 모텔 가격보다 싼 가격에 대한 비교가 계속해서 칭찬만을 하게 된다. 케이블 나오는 것도 대견하고, 바베큐 파티 하는 것도 알려주고 싶다.
밤에 에어콘이 고장나고(금방 고쳐지기는 했고, 없어도 시원했다) 직원들이 불친절한 것 도 모두 잊을 만큼 싼 가격이 감동이다. 갖출건 다 갖춘 시설인데 말이지..
사북읍에 있는 이 리조트에서는 즐길만 한 시설이 별로 없는게 흠이긴 하지만 차를 타고 조금만 내려가면 시내가 나오는데다가 내부에 있는 편의점도 괜찮다. 또, 치킨 정도는 거뜬히 배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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