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구석구석 방랑가족(여행, 맛집)

[정선5일장] 장도 알아야 보더라.

슬슬살살 2013. 8. 15. 22:27

일평균기온이 35도를 넘은지는 오래. 울산이 40도를 기록했다는 믿지 못할 소식이 들리는 더운 날이다.

정선 하면 5일장. 여행일에 장서는 날이 걸린건 행운인 걸까. 아침부터 사람이 버글버글 한것이 장날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다.

그래. 가는날이 장날이다.

 

 

장도 알아야 간다고, 대부분의 품목이 나물류다. 곤드레나 곰취 같은 우리보다는 엄마또래들이 보면 좋아 할 품목들. 정선오일장이 유명한 건 이런 것들 때문일진데, 우리가 가기에는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 마트에 익숙해져버린 습관이 장의 정겨움보다 불편함을 먼저 느끼게 하는것도..

 

 

한쪽에서는 떡메치기 체험이벤트가 한창이다. 큰 상품 걸려있는 것도 아닌데 나름 경쟁이 치열하다. 옛날을 추억하는 어르신들과 그 옛것을 가르치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서로 떡메를 치겠다고 난리다. 날만 조금 더 시원했더라면 나도 도전할 뻔 했다.

 

 

뭐니뭐니해도 시장 하면 먹거리다. 이곳의 명물인 콧등치기는 실망과 함께 어제 먹었고, 오늘은 모듬전이다. 만원에 종류별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은 언제나 맘에 든다. 하지만.. 강원도 음식 정말 입에 안 맞는다. 대부분 간이 안맞는 건 그렇다 치고 재료와 부침옷이 완전히 따로 논다. 강원도 음식 전체를 말할 만큼 많이 먹어 본건 아니지만, 이번 여행에서 음식은 정말 실망이다. 심지어 그 쉬운 감자전까지 맛이 없다니..

 

 

우리 또래에게 정선5일장은 그다지 매력적인 곳이 아니다. 수많은 나물류는 구분할 수 있는 눈이 없어서,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입에 강원도의 수더분한 맛이 다가올 리 없다. 그래도 시장이라고 왔는데 뭐라도 하나 쥐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어릴 때 가지고 놀던 말 장난감을 하나 샀다. 4천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이 내가 나이들었음을 느끼게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