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사파리나, 서울대공원, 어린이 대공원의 동물원만 다녀보다가 일산에 있다는 체험형 동물 테마파크 주주동물원을 처음으로 찾았다. 가기전 검색해 보니 불과 며칠 전(2013년9월1일 기준)으로 입장료가 올랐다. 11,000원에서 19,500원으로 무려 8,500원이나 올랐다. 그대신 안에서 별도로 돈을 받던 프로그램들이 무료화가 되었다고 하는데, 직접 경험해 보니 오른 편이 훨씬 나은 것 같다.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건 물범 쇼. 다른 동물원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야외에서 별도의 시설물 없이 일반적인 공원과도 같은 곳에서 자연스레 하는 물범 공연은 63빌딩의 아쿠아리움 쇼보다 훨씬 수준도 높고, 집중도 더 잘된다. 두 테마파크의 입장료만 비교해도 주주동물원이 훨씬 비교우위에 있다. 캥거루를 직접 만져볼 수도 있는데 그냥 강아지랑 비슷하다. 캥거루를 만져보게 하는 것.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일반적인 동물원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곳을 찾게 된 가장 큰 이유는 TV에서 동물만 나오면 목이 터져라 좋아함을 격하게 나타내던 채니 때문인데, 정작 실물앞에선 한없이 겁을 먹는다. 반달곰도 타조도.. 아, 타조는 나도 좀 무서웠다. 이곳 주주동물원만의 또다른 장점. 맹수고 뭐고간에 관람객과 가까이 있도록 우리를 만들어 놓았는데 그렇게 가까이서 동물들을 보는 것이 꽤나 실감난다.
곰뿐만이 아니라 사자도, 호랑이도 저렇게 코앞에서 볼 수 있다. (오~ 신기해)
대신 우리 자체가 좁아 불쌍해 보이기도 한다. 동물들의 숫자는 다른 동물원보다 적지만, 오히려 가깝게, 신기한 동물 위주로 있다보니 훨씬 보는 재미가 더 있다.
악어를 이용한 쇼도 있는데 동남아 국가에서 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머리넣기, 팔 넣기 등등. 사진을 찍으려다 물세례를 받기도 했었다. 처음에는 채니도 무서워하는 것 같았지만 꽤 떨어져 있다보니 금방 적응한다. 20분 정도의 공연 후에는 천원씩을 팁으로 줄 수 있다. 악어에 머리를 넣고 받는 천원 팁이라니.. 이런 공연 역시 이제는 무료니 빼먹지 말고 꼬박꼬박 보러 다니자.
선선한 가을 날씨, 토요일인데도 사람은 붐비지 않는다. 중간중간 카페테리아나, 포토 공간도 오밀조밀 잘 되어 있어 지금까지 다녀 본 유원지 개념의 공간 중에서는 가장 쾌적하다.
새들을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예전, 어린이대공원에서도 한번 해본적이 있는 것 같은데, 이곳의 새들이 훨씬 더 사람도 잘 따르는 것 같다. 모이 없이 손만 벌리고 있어도 새들이 다가온다. 역시 새대가리.. 와이프와 채니는 연신 무섭다고 질색을 한다. 그나마 채니는 나중에는 조금 용기를 내는 것 같았는데 결국엔 포기다.
직접 만질 수 없는 동물이라도 사람들과 친근한 동물들 몇몇은 개별적으로 설명을 해주는 주레이터 개념도 있다. 덕분에 앵무새 수명이 60년을 넘는다는 것과 아이큐가 90이 넘는 앵무새가 있다는 것. 그리고 여기 있는 대부분의 앵무새가 우리 채니보다 똑똑하다는 사실을 알게 됬다. 고맙다.
특히나 이 멋진 하얀 앵무새(실제로 보면 핑크빛이다)의 이름은 까먹었지만, 멸종위기라는 점. 음식을 손으로 먹는다는 점(발인가?), 심지어 땅콩같은 경우에는 까먹기까지 한다니 놀랄 노자다.
유일한 실내전시관인 파충류 사파리에서는 엘리게이터와 크로커다일 같은 거대 파충류부터 새끼들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으며, 알비노뱀 같은 희귀종도 만날 수 있다. 종류도 꽤 되는데다가 앞서 얘기했듯이 근접성이 보장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악어는 좀 무섭다. 계속 악어를 가까이서 보다보니 출구쪽에 있는 동상을 보고 약간 식겁했다. 이 동물원, 상당히 세심하게 만들어졌는 걸?
다리가 아플 때쯤에도 체험은 계속된다. 공작새와 돼지, 염소가 한 울타리 안에서 자라고 있고 라마에게는 풀을 줘 볼 수도 있다.
작은 조랑말, 당나귀, 노새, 토끼에게 풀을 줄 수도 있고 거북이 등짝을 만져볼 수도 있다. 겁보 채니에게 아직은 무리이긴 하지만 조금 더 커서 입장료를 내야 하는 나이에 온다면 훨씬 더 즐거울 것 같다. 동선도 미리 연구하고 안에서 먹을 것도 잘 준비해 오면 즐거운 주말나들이가 될것만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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