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구석구석 방랑가족(여행, 맛집)

[노을공원] 뱃속에서 한번, 그리고 이번.

슬슬살살 2013. 10. 1. 23:02

작년에 이어 노을공원을 다시 다녀왔다. (작년 포스팅 바로가기)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작년에는 뱃속에 있었던 꼬맹이가 이제는 당당히 채은이가 되어서 두 발을 땅에 딛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한살을 먹어버린 내 피부는 덤이고..글을 쓰기 전에 작년 포스팅을 다시 한번 읽어보니 다음엔 캠핑을 와보자!! 라고 되어 있다. 얼마전 보았던 나잇앤데이가 떠오른다. '언젠가는 어디에도 없어요. 언젠가는 절대로 오지 않죠'. 다시한번 다짐해 보자. 다음엔 캠핑이다.

 

 

2012년과 달리 날씨가 좀 흐리고 쌀쌀하다. 맹꽁이차는 그대로지만, 소문이 널리널리 퍼졌는지 사람이 좀 많다.

왜 지었는지 알 수 없는 반딧불 전시관에 들렀다 올라가는데, 배부터 고프다. 올라가자마자 바가지쓴 가격에 쌀떡볶이를 먹는다.

아, 이제야 주위가 눈에 들어온다. 한강이구나. 매일같이 보는 한강이지만, 이곳에서 보는 물은 조금 더 특별하다. 바뀐 것이라고는 눈높이밖에 없는데 마치 외국에라도 온것마냥 여유롭고, 고요하다.   

 

 

 하늘을 가까이서 볼수 있는 생태 캠핑장으로 설계된 노을공원에서 캠핑이 아니라면 무얼 할 수 있을까. 커플이라면 산책을 하겠지만, 아이가 딸린 가족이라면.. 아이의 천국이 된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초원과 자연이 있고, 안전해 보이는 목재 놀이기구들까지..목재블럭이 지겨워지면 미로에 들어가보는 것도 좋다. 어른이라면 쉽게 빠져나오겠지만, 아이는 자신의 키보다 높은 미로를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다.

 

 

아이가 있어서 더 좋은건..평소에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주변의 눈초리때문에 들어가 볼 수 없었던 곳에 당당히 들어갈 수 있다는 점. 

서른이 넘어서도 볼풀에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소원을 이뤘다. 다만, 어른은 너무나 아픈 목재 구슬이라는게 단점이기는 하지만..  

 

 

 간만에 신나게 뛰어서인지 에너자이저처럼 지치지도 않는다. 낮잠시간이 훨씬 지났음에도 피곤한 기색이 없고 더 쌩쌩해진다.

 

 

텐트가 있어서 하루 자는 것도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아이가 조금 더 컸을 때의 일이다.

뭐 할거 없나 빈둥대는 것보다 조금 더 나은 일을 하고 싶을 때, 너무 과한 나들이는 피하고 싶을 때, 노을공원이 딱이다.

 

 

유난히 이곳의 텐트들은 고급, 대형이 많다. 장비를 자랑하려면 반드시 노을공원에서 해야 한다. 이곳에 내년에는 홈쇼핑 그늘막을 가지고 1박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루 종일 놀고난 채니는.... 옷도 못벗고 기절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