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구석구석 방랑가족(여행, 맛집)

의미있는 장소의 발견. 아무리 작은 산도 즐거움이 존재한다.

슬슬살살 2013. 11. 24. 20:11

 살다보면 의도치 않게 멋진 장소를 발견할 때가 있다. 어릴 때에는 멋진장소를 발견할 확률이 높고, 나이가 들면서는 맛집을 더 많이 발견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의도치 않은 멋진 장소를 발견한 때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기분이 좋아진다. 

2013년 11월 24일, 의도치 않게 멋진 장소를 찾았다.

주로 가는 마트가 홈플러스 월드컵점인데, 지금까지 100번도 넘게 갔을 그곳 인근에 이런 곳이 숨어 있을 줄은 몰랐다. 웨딩홀 측 터널 위 유턴 고가를 오르다가 그곳에 등산로 입구가 있는 걸 발견했을 때에, 약간 황당하기까지 했다. 4대 정도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과 매봉산 입구라는 간판이 도저히 있을 곳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매봉산은 해발을 말하기 부끄러운 높이의 작은 뒷산이다. 그럼에도 도심 한복판, 터널 위에 다소곳이 자리잡은 모습이 더 의미있게 느껴지는 산이다.

 

 

 

한 석달동안 일에 치여 가족과 나들이 한번 못가다가 그나마 가까운 뒷산이라도 밟으니 마음이 편해진다.

 

 

산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짧은 등산 코스지만, 늦어버린 가을정취 끝자락을 느끼기에는 결코 작지 않은 산이었다.

 

 

PS. 등산 흉내 후에 먹은 단호박오리찜... 너무 오래 쪘는지, 호박의 단맛이 실종되어 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