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영화계의 돌풍의 중심에는 영화 변호인과 배우 송강호가 있다. 영화의 성공이 축하와 함께 논쟁으로 흐르는 것도 안타까운 2014년의 첫 달이다.
영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것이 지금까지도 이슈다. 그러나 이 논란이 영화 흥행에 기본적인 도움은 되었다 할지라도 성공의 핵심은 송강호와 그의 연기에 있다. 연기자로서 송강호의 레벨을 논한다는 것이 우습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놀라는 건 나뿐이 아닐 터. 그의 연기가 없었다면 변호인이 이렇게까지 흥행했을까.
가난한 환경에서 공부한 송우석은 변호사가 되어 고향 부산을 찾는다. 나름대로 수완도 좋아 금세 부산에서 제일가는 변호사로 성장하지만 가까운 국밥집의 아들이 공산주의자 누명을 쓰고 안기부에 끌려가면서 그동안 외면했던 세상에 눈을 뜬다. 부림사건이라는 실제의 사건을 각색하면서 과장되거나 오류들이 있기는 하지만 영화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일 뿐이다. 오히려 국가의 불법적인 탄압에 대한 민중저항이라는 기본적인 골격은 잘 담아냈다.
단연 최고의 장면은 고문실과 법정에서 송강호가 울분을 토하는 씬이다. 재현된 고문이 실제보다 훨씬 순화했다고 하니 보는이의 몸이 떨릴 지경이다. 예고편에도 등장한 송강호의 법정장면. 대한민국 헌법을 외치는 구태의연한 장면에 가슴이 찡한 것은 나뿐만은 아니다.
다시한번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이 영화가 외적인 이유만으로 성공하지는 않았다. 잘 만들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관객은 단순히 외적인 정보만으로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냉정하기 그지없어 기본적인 영화의 재미요소가 없다면 아무리 담고 있는 내용이 훌륭해도 절대 흥행하지 못한다. 한마디로 <변호인>의 성공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송강호, 아니 송우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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