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건설된 아현고가도로가 이제 그 수명을 다 하고 사라지게 되었다. 국내 최초의 고가다리라는 타이틀 덕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고 나 역시 역사적인 기념비 같은 느낌이 들어 철거 전에 아현고가를 찾았다. 나 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철거 전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눈바리 날리고 따뜻했던 요 근래와 달리 쌀쌀한 날씨임에도 꽤나 많은 사람이 몰려있었다. 도로를 걸어본다는 쉽지 않은 경험도 꽤나 재미있게 느껴진다. 그것도 앞으로는 사진에서나 볼 수 있는 고가도로 위에서라니.
넓은 차도가 낮설면서도 재미있는지 채은이는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리저리 뛰논다. 바닥에는 페인트로 이름을 적고 그림을 그려 기념할 수 있는 이벤트가 한창이었는데 덕부에 바지가 페인트 범벅이 되어 버렸다. 조심한다고 했지만 신발 바닥만큼은 어쩔 수 없는지라...
아마추어 사진작가들도 꽤나 많이 출동했다. 공식행사시간보다 2시간이나 먼저 온 덕택에 사람에 치이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드물어서 채은이는 모델로 꽤나 많은 인기를 얻었다. 모르긴 몰라도 3~4장의 사진에는 출연하지 않을까 싶다.
늘 버스로 건너던 고가가 걸어서 건너니 상당히 먼 거리다. 차로 오가면서 왜 여기는 난데없이 50Km 속도제한이지? 했던 구간도 보인다. 와이프는 이 와중에 자기 이름을 써 놓고는 인증샷을 남긴다.
도로 막바지. 행사장의 시작지점에는 안녕 아현고가라고 씌여있다. 그래.. 수고 많았다.
지어질 때에는 하나의 시설물에 불과하고, 부서질 때가 되서야 추억으로의 가치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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