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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행 - 먹거리] 2박3일동안 내 입을 즐겁게 해 준 메뉴들

슬슬살살 2014. 6. 8. 22:39

여행을 떠날 때 가장 고르기 어려운게 먹거리다. 하루짜리야 그냥 지방 특산품을 고르거나, 회나 한접시 먹고 올 일이지만 2~3일 될 때에는 매 끼니 고르는게 일이다. 특히 부산 같이 대도시인 경우에는 뭘 먹어야 할 지 여간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부산에서 꼭 먹어보고 싶었던 걸 추리는 일과 함께 세심한 동선을 짜는 게 쉽지 않았다. 특히 서울에서 접하기 어려운 걸로 골랐다.

 

1. 18번 완당

65년 전통이라는 문안이 눈에 띈다.(그런데 저 간판은 매년 바꾸는 걸까?) BIFF 초입에 있는 이 완당 전문점이 부산 첫 식사다. 늦은 점심으로 한산한 시간에 방문해서 맛집 특유의 긴 줄을 경험하지 않았다. 전쟁 전인 1947년 전에 개업한 완당집이니 원조중의 원조인 셈이다. 이름에 걸맞게 가게 한켠에 오픈 스튜디오처럼 만들어 놓은 곳에서 아주머니 두분이 계속 완당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특이하게 생긴 완당의 모습도 모습이지만 맑고 개운한 국물과도 잘 어울린다. 아기가 먹기에도 좋은 맛.

 

2. 씨앗호떡

 

1박 2일에서 이승기가 소개했던 씨앗호떡도 빠트릴 수 없다. 부산에 와서 밀면만큼이나 가는 곳곳마다 있었던 씨앗호떡. 어디가 원조라고 딱 집어서 얘기할 수는 없지만 남포동 씨앗호떡들 중 가장 핫한 곳은 1박2일 등장 호떡과 식신로드 등장 호떡 두곳이다. 내가 갔던 곳은 식신로드 아저씨 호떡. 가랑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포장마차를 둘러싼 줄이 5겹이다. 빗속에서 30여분을 기다려 먹은 호떡은 계속해서 생각나는 중독성이 있다. 달고 짠게 동시에 느껴진달까.. 다만 식용유 위에 마가린을 올리는 튀김 모습이 썩 유쾌한 편은 아니다. 이후에 감천문화마을에서 씨앗 호떡을 다시 먹어봤지만이곳과는 확연하게 맛에서 차이가 있다. 반죽의 모습이 다른 집들과 차이가 있는 걸 보면 원조만의 비법이 있는 듯. 

 

3. 자갈치시장의 회 부산까지 와서 회를 안먹고 갈 수는 없지만, 24개월짜리를 데리고 간 가족 여행에서 횟집에서 소주를 먹을수는 없는 노릇이다. 호텔에 가서 먹을 요량으로 인터넷에서 찾은 일성상회로 갔더니 젊은 사장님이 오늘은 애아빠들만 온단다. 사실 이런 전통시장에서 각장 걱정되는 부분이 바가지와 호객행위인데 듣던데로 호객도 없고, 눈탱이를 때리지는 않는다. 망설이고 있으니 사장님이 골라주신단다. 꼬랑치와 돔을 권하시면서 서울에서는 먹기 힘들거라 하신다. 회 뜨는데 30분이 넘게 걸렸는데 나중에 보니 뜨거운 물로 살짝 데친 모양이다. 이렇게 조리하니 쫀득한데다 육즙까지 있는 회 맛이다. 저녁에 시원소주와 함께 호텔방에서 먹은 회 맛이 또 생각난다. 참, 두 명이 배불리 먹은 꼬랑치와 돔의 가격은 5만원이다.  

 

4. 청사포 조개구이 수민이네

 

안타깝게도 일기예보가 들어맞은 여행 둘째 날. 추적추적 내리던 비를 뚫고 용궁사에 다녀오다 청사포에 들렀다. 바닷가 포구를 앞에두고 뒤쪽에는 부산의 마천루가 서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보이는 이곳은 장어와 조개구이집이 잔뜩 몰려 있는 곳이다. 개중 수민이네라는 가게가 좋다 해 자리를 잡았다. 낮 12시부터 새벽까지 장사하는 곳인데 당연히 점심때 사람이 있을리 없다.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밥이 안되어 있는 등의 불편함은 있다. 조개살이 두툼하긴 하지만 가격과 종류가 서울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는 걸 보면 장어가 메인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바닷가와 등대를 바라보면서 먹는 조개구이는 백점의 가산점이 주어진다.

 

5. 깡통시장 비빔당면

 

서울에 올라와서 가장 생각나는 음식이 씨앗호떡과 비빔당면이다. 특히나 비빔당면은 먹을때는 잘 몰랐는데 뒤돌아서서 생각난다. 잡채에 고추장 비빈것 같은 맛이긴 한데 유부와 부추, 무말랭이와의 조화가 예술이다. 특별해서라기 보다는, 다음에 먹을 수 없다는 점이 유난히 아쉬운 음식이다. 주차가 좀 힘들었다.

 

6. 광안리 한정식-소드레

각종 맛집들이 즐비한 광안리에서 가족이 갈만한 곳은 어딜까. 광안리 한정식을 검색하면 나오는 곳. 소드레 한정식이다. 가장 특급 메뉴가 15,000원(1인)이라는 착한 가격이 강점이다. 푸짐하고 회도 몇 종류 나온다. 주차가 좀 불편하다. 

 

7. 돼지국밥- 이기대공원 입구 세븐유  

여행에서 마지막 식사는 부산의 돼지국밥과 밀면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다. 결국 선택된 메뉴는 돼지국밥. 특별히 찾았다기 보다는 무척이나 허기지던 2시경에 유난히 눈에 띄던 세븐유라는 국밥집이다. 돼지국밥은 처음이었는데 고기만 돼지다 뿐이지 소머리국밥과 비슷하다. 냄새도 없고.. 배고파서였겠지만 허겁지겁 먹은 돼지국밥이 유난히도 깔끔하고 개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