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내려온 지 어느덧 삼일이나 흘렀다. 올라가는 날이 가장 날씨가 좋아 아쉽지만 오늘도 구석구석 빨리 움직여야 조금이라도 후회를 줄일 수 있다.
오늘의 첫 일정인 아쿠아리움부터 가보자. 아.. 그전에 아침 먹는 것 잊지말고..
◆ 해저터널과 상어체험이 인상깊은 부산 아쿠아리움
부산 아쿠아리움은 해운대 바로 옆에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이 무지하게 많이 찾는 곳이다. 사실은 무지하게 뿌려진 호텔 패키지 때문인것 같기는 하지만...뭐가 됐건 해운대에 간 가족은 한번 쯤 들르는 곳이다. 토요일 오전인지라 사람이 많을 것 같아 9시부터 바지런히 움직였는데도 적지 않은 관람객이 있다. 아무튼 입구에서 반 강제로 사진을 찍히고 입장을 하고나니1 평범한 다른 아쿠아리움과 유사한 느낌의 수족관과 푸른 색 조명이 우릴 반긴다.
부산아쿠아리움의 가장 큰 차별 요소가 바로 이 상어보트다. 상어보트는 입장료와 별도로 1인당 6천원씩을 내야 하는데 아무리 작은 아이라도 얄짤 없다. 탈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돈을 내야 하며 구명조끼를 입지 못할 정도의 아기는 아예 탑승이 금지된다. 돈이 아깝긴 하지만 나름 타당한 가격정책이긴 한데 6천원이라는 비용은 좀 높은 것 같다. 어찌 됐건 탑승을 하면 안내자가 좁은 수조안을 돌면서 설명을 해 준다. 가오리가 상어에서 진화했다는 얘기 같이 재미있는 것도 있지만 상어를 단순하게 식인과 비 식인으로 구분하는 것처럼 전문성이 떨어져 보이는 이야기도 있어 걸러서 들을 필요가 있다.
단순한 보트가 아니라 바닥이 투명한 보트인데 생각했던 것처럼 실감나게 박진감 넘치지는 않는다. 그래도 물고기들에게 밥을 주는 체험은 꽤 재미있는데 채은이는 무서웠는지 꺼려 한다. 다만 이 물고기 사료 냄새가 꽤나 지독한게 흠이다.
부산 아쿠아리움에 있는 해저터널은 규모도 규모지만 돌고래부터 백상어까지 다양한 수종이 있는데다 크기도 커서 보는 재미가 있다. 해저터널이 끝나면 뚝~ 하고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갑자기 끝나는 느낌이 든다. 그나저나 수족관에서의 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하는 걸까..
아무튼 호텔로 돌아가 짐을 싼다. 삼일동안 재워준 씨클라우드 안녕.. 고마웠다.
◆ 바다를 따라 걷는 동백섬 누리마루
해운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동백섬이 있다. 꽃피~는 할 때 그 동백섬이.. 숙소와 거리는 겨우 5분 거리인데 도착은 1시간여가 걸렸다. 조선호텔과 같은 입구를 쓰는데다 워낙 많은 인파가 한번에 몰려서 주차 대란이 일어난 것이다. 부산에 와서 재밌었던 곳이 어느곳이나 주차 시설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어디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차곡차곡 주차를 할 수 있었는데 동백섬에서 만큼은 주차가 힘들었다. 새로 생긴 요트클럽 더 베이에 유료로 주차를 하고 동백섬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사소한 기분나쁨이 있기는 했지만 패스~~
부산의 이국적인 느낌은 마천루 빌딩과 바다와의 조화다. 그런 부산의 색깔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곳이 이곳 동백섬이다. 입구는 도심의 공원처럼, 들어가면 바다와 빌딩이 조화롭게 연결되어 있으며 공원을 지나면 바닷길이 나오는 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 동백섬에 세워진 회의시설 누리마루가 세계 정상급 회의장소임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겠다. 세계 어느 회의장이 이곳 누리마루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 누리마루를 기점으로 동백섬의 본격적인 바닷길이 이어진다. 데크로 되어 있어 인공적이면서도 뒤편에 보이는 광안리와 빌딩들이 어우러져 위화감이 들지 않는다. 이런 예쁜 산책로를 가진 부산 시민들이 부럽다. 관광객들이 대다수지만 평일에는 조깅하는 인근 주민들도 많다고 한다. 부럽구만~~!!
굽이굽이 해안 절벽을 따라 쭈욱 이어진 데크를 따라 걷는다. 오른쪽에는 바다와 파도가, 왼쪽에는 높지않은 숲이 어우러져 있다. 13kg의 아가를 엎고도 발걸음이 가볍다. 도중부터는 채은이도 걷고 싶었는지 데크를 따라 잘도 걸어간다. 마무리 격인 흔들다리까지도 무서워하지 않고 잘 건넌다. 안왔으면 후회했을 동백섬에서 빠져나와 다음 코스로 향한다. 1시간 정도 떨어진, 오륙도 스카이워크다.
◆ 경치는 아름답지만, 조금 아쉬운 오륙도 스카이워크... 이기대까지 걸어갔어야 했는데..
여기서도 좁은 주차공간이 말썽이다. 아무튼 내려서 오륙도를 바라보니 또 절경이다. 이곳 부산은 어딜가나 그림이구나..주차를 해 놓은 곳을 따라서는 가파른 트래킹 코스가 펼쳐져 있는데 원래 계획은 채은이를 업고 저곳을 넘어서 이기대공원으로 향하는 거였다. 그렇지만 피곤해하는 아내, 거센 바람, 생각보다 높아보이는 코스로 계획을 급히 수정했다. 반대편의 낮은 언덕을 조금 오르면 오륙도가 한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이 전망대는 바닥이 투명한 스카이워크로 만들어져 있어 많은 관람객이 찾는다고 한다.
이런식이다. 공짜이긴 하지만, 바닥이 들여다 보여 무섭거나 하지는 않는다. 강화유리의 불투명도가 너무 강해 어린아이도 쉽게 서 있을 수 있을 정도? 사진을 찍어도 잘 안나온다. 작년 정선으로 갔을 때의 스카이워크도 이런식이었지만, 굳이 우위를 가리자면 정선쪽이 조금 더 낫다. 하지만 그쪽은 유료라는게 함정~~!!
오륙도는 섬을 보는 방향에 따라 다섯개가 되기도 하고 여섯개가 되기도 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당연히 한 섬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붙어있는 전시관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은 경치 뿐 아니라 생물학적, 지질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장소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부산의 해안가는 모두 특이한 형태를 띠고 있는 것 같다. 이제 다시 차를 타고 이기대 공원으로 이동해보자. 옆에서 와이프가 이기대 공원 이름이 구리다며 궁시렁댄다.
이기대 공원은 우리 여행의 마지막이자 가작 빡센 코스였다. 가파른 언덕길에 어렵싸리 주차를 하고 150여미터의 가파른 경사로를 내려가야 했는데, 나무에 가려있던 수변공원이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났다. 아름다운 곳이기는 했지만 이제는 너무 많이 보아버린 풍경. 오히려 오륙도에서 트래킹을 해서 걸어왔다면 성취감이 더해진 감동을 함께 맛봤겠지만, 의례적인 통과의례로 방문하니 들인 고생에 비해 감흥이 적어져 버렸다. 그래도 채은이는 이곳에서 모래놀이에 이어 자갈놀이에 빠졌으니 고생값은 한건가? 출출하다. 부산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돼지국밥이 좋겠다.
- 이 사진은 출구에서 확인 후에 구매 할 수 있다. 다만 반강제적인 유도는 기분이 좋지 않다. 개인 카메라로 찍지 못하는 포토존이라는 것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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