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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콘도/아산스파비스] 얼떨결에 가게 된 아산스파비스.. 도고 파라다이스랑 어디가 더 좋을까?

슬슬살살 2014. 7. 2. 22:26

와이프가 무지하게 놀러가고팠나보다.. 취중에 콘도+스파 패키지 예약을 다 하고.. 

아무튼 큰 준비 없이 가게 된 여행인지라 대충 수영복만 챙겨놓고 콘도에 도착했다.

 

역시 싼게 비지떡.. 취중 예약한 콘도는 고등학생 시절 수학여행으로 갔었던 경주의 모 콘도와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이불도 있고, TV도 있고 가스렌지도 작동한다. 그런거 안되는 데도 얼마나 많은데..

 

 

도착하자마자 바베큐장으로 고고!! 이곳은 4층에 별도로 바베큐장이 있어 매일 6시와 8시에 이용이 가능하다. 그릴, 숯, 집게, 가위를 제공하는 건 자랑.. 두시간에 3만원이나 하는 건 안자랑.. 그릴은 일반적인 바베큐장보다 좀 커서 호일로 다 안덮인다. 덕분에 기름이 새어서 불쇼를 몇차례 해야 했다.

 

 

역시 바베큐는 새우!! 아직 돼지고기는 먹기 어려워 하는데 새우만큼은 엄청 잘 먹는다. 나중에 보니 왕새우 7마리를 혼자 드시는 위엄..잘먹는걸 보니 앞으로 새우를 종종 해 주어야 겠다. 바베큐장이 있는 건 좋은데 너무 비싸고, 주변 분위기도 그저 그래서 재밌는 느낌은 없다. 그저 놀러 온김에 고기도 맘편히 구워먹을 수 있다는 정도?! 진입하는 길에 이런저런 식당들이 소소하게 있으니 가능하면 식당을 가는 게 좋을 듯 하다.

 

어찌어찌 다음날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네비게이션에 아산 스파비스를 입력하니 20분 거리다. 엥?! 20분?! 도대체 여기에 왜 내려와서 잔걸까.. 10시에 가는 스파라면 아침 일찍 내려오는거랑 똑같을 텐데.. 도고파라다이스로 잘못 알고 예약한 와이프도 어이없어 한다. 헐.. 역시 술김에는 뭘 하면 안돼..오찌 됐건 10시에 아산 스파비스 도착!! 입구를 지나치자 작은 수영장의 모습이 보이는데 이른시간임에도 사람이 꽤나 많다.

 

 

도착하자마자 빠른 업무분장으로 내가 튜브를 맡고 와이프가 아이를 맡았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아무튼 일을 나눠서 빨리 빨리 해야 한다. 확실히 아산스파비스는 도고보다 훨씬 큰데, 야외 풀장을 비롯해서 4개의 존으로 구분되어 있다. 입구를 지나치자마자 나오는 야외 수영장, 실내 스파, 야외 스파, 마지막으로 높은곳에 있는 파도풀까지.. 동선간의 거리가 떨어져 있는게 불편하긴 하지만 오히려 많은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수용하는 역할을 해 주는 것 같다. 위 사진은 첫번째에 있는 수영장.

 

 

지금 와서 보니 실내에서는 그다지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주로 야외에 있었는데 아침 일찍 왔더라면 무료 의자를 맡을 수 있을 뻔 했다. 하지만, 늦게 왔다면 그냥 썬베드를 빌리자. 그게 속편하다. 2만원이라는 거금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애기를 길바닥에 놓을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긴 거리에다가 빠른 유속과 적당한 파도가 있는 유스풀이 꽤나 재밌다. 길이는 도고파라다이스와 비슷해 보이는데 주변 풍광은 도고쪽이 훨씬 예쁜 듯 하다. 뭐니뭐니 해도 저쪽은 실내와 바로 이어져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으니.. 하지만, 도고보다는 파도가 있어 아산쪽이 재미는 더 있는 듯..

 

 

채은이가 가장 좋아했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파도풀.. 사실 나도 아내도 파도풀이 처음인 촌것들이라, 파도를 알리는 고동소리가 무지무지 무서웠었다. 그래도 맨 앞에서 방방 뛰며 재미만 있었지.. 채은이는 파도도 좋아했지만, 얕은 물가에서 첨벙거리는 걸 훨씬 좋아한다. 어른이 보기에는 의미없어보이지만 한참을 첨벙거리기만 하고도 잘만 노는 걸 보면 역시나 아가와 어른의 관점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바로 이렇게 노는 거..

저러고 한참을 첨벙댄다. 뭐가 재밌을까 싶은데 재밌단다. 튜브가 있었다면 더 재밌었겠지만 파도풀은 튜브가 못들어간다.

 

 

대형 아쿠아 미끄럼틀(맞나??)을 타고 싶었지만, 직접 보니 줄서는 것도 귀찮고 솔직히 무섭더라.. 한번쯤은 타볼만도 한데 이번에도 역시나 못탔다. 채은이가 탈 수 있는 나이가 되면 한번 같이 타 봐야지..

 

결론적으로 아산 스파비스는 대형 워터파크와 가족형 스파와의 중간단계다. 도고파라다이스에 대한 느낌이 너무 좋았던 것도 있긴 하지만 도고가 조용하고 아기자기해 아이를 데리고 가기 좋았다면 아산스파비스는 그것보다는 역동적이면서 시끌벅적한 느낌이었다. 시설이 너무 노후되고 눈에 불을 켠 바가지요금이 좀 짜증나기는 했지만 특별패키지 형태로는 아이와 가도 즐겁게 놀 수 있다. 특히나 조금만 부지런을 떨고, 이것 저것 잘 챙겨간다면 본전은 쉽게 뽑을 수 있다. 게다가 파도풀이 있다는 것도 무시못할 장점이기도 하고..여름이 가기 전, 도고파라다이스에 한번 더 다녀와야겠다.

 

PS. 아산 스파비스의 가장 큰 문제가 음식물 반입 금지다. 사실 대부분의 워터파크가 다 음식물을 못가지고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도 음식을 먹을 공간이 따로 있어 수질 관리라는 명분이 있다. 그렇지만 이곳의 경우 물 바로 옆에서 컵라면, 핫도그를 줄기차게(그것도 비싸게) 팔아치운다. 그래서 가끔은 핫도그를 먹으면서 물에 들어가는 애들도 있는데 이럴꺼면 음식물반입을 막을 명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