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성황리에 마무리 한 전위미술가 <쿠사마 야요이>의 전시회를 종료가 며칠 안남은 일요일 급히 다녀왔다. 미술은 잘 모르지만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뭔가 예뻐보이는 미술품들에서 채은이의 사진을 찍어주고 싶었다. 그리고 채은이에게 미를 감상할 수 있는 눈을 조금이라도 만들어 주고 싶기도 했고..
꽤 긴 줄을 기다려서 표를 사고 들어왔는데 각 미술품마다 늘어서 있는 줄이 장난이 아니다. 채은이의 표현에 의하면 딸기라고 불리우는 거대한 붉은 풍선이 1층에 전시되어 있었고 이것들 안에 어떤 장치가 되어있는지 보기위한 줄들이 길다. 들어가자마자 밝은 전시장의 모습이 다른 미술전보다 눈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고 사진을 찍느라 시끌벅적한 분위기도 좋았다. 다른 곳으로 왔다는 느낌이 든다.
점(Dots)이 도대체 어떤 의미를 지니는 걸까. 서로 다른 색상과 크기의 점으로 도배되어 있는 전시품들은 새로운 원단을 보는 듯 하게 만들었고 익숙한 물건을 새로이 채색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뭐가 됐건 해석하기 나름인 전위미술. 뭔가 또라이 스럽다는 느낌이 들어 검색해 보니 또라이가 맞단다. 정신이상자라는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똘끼라는 단어를 대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예술가 중 정신 이상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지만 야요이는 조금 특이한 케이스. 예술 때문에 정신이상이 온게 아니라 정신이상상태의 이미지를 구현해서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다니 뭔가 좀 무섭다. 한마디로 우리가 특이한 현대미술로 보는 이 조형물과 이미지가 실제 쿠사마야요이의 눈에 비치는 세계인 셈이다.
강렬한 단색, 땡땡이 무늬를 연상케 하는 점들의 연속성이 최신 유행하는 패션아이템을 떠올리게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전시품이 저렇게 연속과 땡땡이, 거울로 이루어져 있으니 이곳에서 실제를 경험하기는 좀 어려워 보인다. 말 그대로 이미지만을 봐야 하는 전시회.
물론 표면을 제외한 나머지 대상은 모두 실제적이다. 각각 예쁜 이름들이 붙은 강아지들이나 호박처럼..
대부분 이런 작품들.. 왼쪽부터 호박, 재생, 남근보트다. 마지막 작품의 제목이 특이한데 어릴적 받은 학대로 생긴 남성혐오를 풀어냈다고 하는데 조금 진지하게 생각하면 아스트랄하다. 저걸 만드려면 도대체 몇 개의 ......!??
이곳은 어둠속에 조명과 함께 형광스티커로 꾸며 놓은 방. 자 여기서 조금 궁금해 진다. 이 작품에 쓰이는 형광스티커는 쿠사마 야요이가 와서 붙이는 걸까. 아니면 개략적인 아이디어를 내면 알바가 붙이는걸까. 후자라면 정말 후덜덜이고 전자라면 이게 쿠사마의 작품이 맞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또 한가지.. 여기서 스티커를 한개 떼어 냈을 때 이 작품은 훼손된 것인가? 아니면 그런 참여까지도 작품으로 봐야 하는가. 여러가지 의문을 뒤로 묻어두고 잠시 침대에서 휴식을 취한다. 일상적인 공간에 조명과 스티커만으로도 환상 속의 공간이 탄생했다.
마지막 거울의 방. 10여명 씩 들어가서 어둠속의 점멸하는 등들을 감상한다. 거울과 등이 어우러져 있는데 환상을 심어준다. 근데 정신이상의 모습이 이런 형태?
마지막은 관객들이 참여해서 도트를 찍는 방. 이곳은 아마도 주최측에서 마련한 이벤트인 것 같은데 막상 해 보면 상당한 일탈감을 맛볼 수 있다. 몇개 주지 않는 스티커를 익숙한 가정집에 붙이는게 꽤 좋은 체험이 된다.
피곤해서 축 쳐져 있던(나중에 알고보니 아팠던 거지만)채은이도 이곳에서만큼은 칭얼대지 않고 열심히 스티커를 붙인다. 나중에는 쓰레기통까지 뒤져서 스티커를 찾아오는 걸 보면 아이들은 역시 이상한데 꽃히는 걸 느낄 수 있다. 이곳을 마지막으로 약간은 고급스러웠던 주말 나들이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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