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역에서 이대 입구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좁은 차로 양 옆으로 포장마차가 잔뜩 늘어서 있다. 나름대로 이대의 거리 먹거리를 대변하는 곳들이고 최근에는 중국 관광 특수로 포장마차뿐 아니라 좌우측의 식당들은 모두 호황이다. 이렇게 번화한 곳이지만 길가에 있는 좁은 골목계단을 두세칸만 내려가도 전혀 다른 곳이 있는데 바로 이 <란주탕슈>가 있는 골목이다.
좌우에 떡볶이집, 일본식 우동집 등 3~4개의 가게가 도란도란 모여 있는데 골목이 후줄근해 보여 선뜻 발이 가지 않는 곳인데 <란주탕슈>는 그중에서도 맨 안쪽에 위치해 있다. 늦은 점심과 이른 저녁의 중간쯤의 시간, 가게 안은 한산했고 주방장 아저씨는 무협지를 열독중이다.
맵기로 유명한 사천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고 특이하게 도삭면을 사용한다. 오늘따라 매운 음식은 별로여서 사천자장도삭면과 꿔바로우 한접시를 주문했다. 손님이 우리뿐인데도 요리하는데 한창이 걸리더니 처음보는 자장면이 먼저 등장했다. 도삭면이라니.. 처음 먹는 음식인데, 칼로 자른 면이어서 면이 두껍다. 수제비 같기도 하고 손칼국수 같기도 하다. 맵지는 않고 느끼함이 덜한 정도이긴 하지만 대단한 맛은 아니다. 게다가 면 안에 간이 달 안 배어서 일반 자장면이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곧이어 꿔바로우가 나왔는데 이건 그동안 먹은 어떤 꿔바로우보다 맛있었다. 양도 양이지만 찹쌀 안 어디든 고기가 다 들어 있는 놀라운 연출을 보여줬다. 그동안 먹어온 꿔바로우는 찹쌀량이 많아서 고기 맛을 느끼기가 쉽지 않고 찹쌀떡을 먹는 듯 한데 이건 탕수육이라는 느낌이 팍팍 난다. 결코 얇지 않은 고기 위에 찹쌀을 적당히 뭍혀서 튀겨냈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자신 있다는 것이 꿔바로우와 사천짬뽕이라니.. 다음번에는 짬뽕에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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