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동서고전 200선 해제] 200개가 안되는 걸?

슬슬살살 2015. 1. 23. 11:14

독서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OO이 선정한 100선'이니 50선이니 하는 문구를 본 일이 있을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등의 수식어가 붙기도 하는데 결과적으로 이러한 선정은 책을 고르는 기준이 되기도 하고 서울대와 같은 명성을 가진 기관이 선정하는 경우 해당 서적을 꼭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만 하더라도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꼭 읽어야 할 책 리스트를 업데이트 해놓고 가끔 사고 있으니 말이다. 

 

현재도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는 반덕진 교수가 20여년 전 펴낸 <동서고전 200선 해제>도 이의 연장선으로 볼 일이다. 당시 서울대에서는 200개의 동서고전을 선정해 발표했고 그에 대한 해설서가 이 책이다. 정확한 해제의 숫자는 50개다.1 심지어 국내에 번역이 되지 않았거나 절판된 고전까지도 선정되었다고 당당히 밝히고 있는 건 잘 이해되지 않는다.. 물론 책 머리에 200권의 서적을 소개하기는 했다. 그중 고르고 골라 50개를 추려냈지만 무언가 이빨빠진 느낌이 있다.

 

소개된 책들은 공자와 사서삼경부터 목민심서, 셰익스피어를 지나 아큐정전과 같은 비교적 근대의 문학까지 일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해제란 일종의 해설서인데 문제를 보지 않고 답안지를 보는 기분이랄까. 해당 서적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의 이 책의 독서는 지루하고 끔찍하다. 그나마 <상록수>, <아큐정전>같은 문학작품은 대부분 읽었거나, 내용이 파악된 상태여서 크게 어렵지는 않으나 사상파트에 수록된 서적은 대부분 읽기 어렵다. 솔직히 노자와 장자를 읽은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사기열전>을 읽으라는 건 정말 너무한 처사가 아닐런지.. 전체적으로 훑어보면서 맥락정도만 간신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읽기가 어렵고, 원전 없이 접하기 힘들다는 것이지 책의 완성도가 낮은 것은 아니다. 반덕진 교수가 이 바닥에서는 나름의 권위자인데다가 애초부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이었기에 딱딱할 지언정, 오류나 앞서가는 해설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해설서는 어디까지나 해설서로 참고만 해야 할 뿐 이 책만으로 고전을 이해하려고 하는 건 욕심이다. 물론 고전을 원전으로 읽는 것이 일반인에게는 불가능하기에 해설서가 필요하지만 그 경우는 보다 자세히 해설된 개론들을 읽는 게 좋다. 이건 어디까지나 해설서이자 요약본에 가까우니..

 

 


동서고전 200선(해제)

저자
반덕진 지음
출판사
가람기획 펴냄 | 1994-10-01 출간
카테고리
청소년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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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1. 버전에 따라 조금 다른 것 같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