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책 속의 책] 차라리 전화번호부를 읽자

슬슬살살 2015. 11. 12. 01:00

결론부터 말하자면 쓰레기다. 그것도 최고 상위 그룹에 속하는... 일종의 잡학 사전 비스무레한 형식을 띠고 있지만 너무나 단편적으로 백과사전식 정보를 나열하는데 그친다. 저자 서문은 더욱 가관인 것이 스스로 '신선한 돌풍을 일으킨 스테디셀러'라던가,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기네스북에 도전하기 위하여 출간했다는 식의 말도 안되는 소개를 늘어 놓는다.

 

백과사전식 잡학사전에도 수준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잘 쓴 케이스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는 각종 요리법을 비롯해 온갖 자질구레한 이야기들이 가득한데 저자의 기술방식, 가치관을 은근 슬쩍 녹여낸데다 위트까지 가미되어 있다. 당연히 지루할 수 없으며 얻게 되는 정보량도 상당하다. 반면 <깔깔깔 유머모음>같이 돌아다니는 이야기를 모아내는 수준에 그치는 것들도 있는데 이 책은 당연히 후자다. 양만 많은 뿐이지. 한마디로 의미 없는 정보들을 가공 없이 잔뜩 모아 둔 전화번호부와 다를 바가 없다. '세상에 이런일이'에 가끔 등장하는 쓰레기 모으는 노인분들이 떠오를 정도.

 

하도 희한해서 저자 폴 임을 검색해 보니 2015년에 <테마로 읽는 세계사>를 출간했다. 최근까지도 활동을 하기는 하는 모양. 그 외에도 다수의 책들을 냈는데 대부분의 반응은 역시나 쓰레기라는 평이다.

 

이 책이 500만부가 팔렸다는 믿을 수 없는 정보까지 돌아다니고 있어 뭔가 허경영 스러운 인물이 아닌가도 생각하게 된다. 확인해 본 결과 사실 무근이다. 이런 책을 읽을 시간에 캔디크러쉬나 할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