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상큼 발랄한 틴에이저 영화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마침 IPTV 광고를 보고 결정한 영화가 바로 17어게인. 촉망받던 농구선수였던 마크 오도넬은 중요한 경기에서 여자친구가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에 경기를 포기하고 결혼을 선택한다. 궂이 왜 경기를 포기해야만 했는가 하는 당위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진 말자. 중요한 건 기로에서 사랑을 선택했다는 사실 뿐이니. 세월이 흘러 중년이 된 마크는 회사에서는 후배들에 기눌리고, 가정에서는 이혼을 앞둔 무기력한 가장이다. 아들 문제로 모교를 찾은 마크가 예전 자신이 활약했던 농구팀의 사진과 트로피를 보며 회한에 잠긴다. 그리고.
다리 위에서 비를 맞으며 신세를 한탄하던 마크가 집에 돌아와 자고 일어났을 때 17세가 되어 있다. <수상한 그녀>처럼 가장 화려했던 시기로 몸이 돌아간거다. 어린시절 왕따였으나 덕후 기질을 발휘해 성공한 벤처 사업가 친구 네드의 도움을 받아 다시 학교에 입학한 마크는 같은 학교의 아들, 딸과 교감하며 다시 한 번 화려한 시기를 보낸다. 왕따를 당하는 아들을 구하고, 남자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딸의 친구가 되어준다. 농구팀에서도 활약하고 소원해져버린 아내와는 친구의 엄마로서 가까운 사이가 된다. 모든 것이 완벽한 때, 농구팀의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을 알아본 아내가 떠나려 할 때 다시 한번 농구를 포기하고 아내를 붙잡는다. 당연히, 아내를 잡는 순간 40대의 배불뚝이 아저씨가 되지만 모든 것은 이전과 다르다. 가족을 이해하고, 아내와의 사랑도 다시 생겨났다.
가벼운 스토리를 가진 밝고 경쾌한 틴에이저 무비인지라 갈등구조도 약하고 참신하지도 않다. 그러나 그러한 밝음이 애초 영화를 선택한 기준에 너무나 부합된다. 아무 생각 없이 밝은 틴에이저 무비. 가족애의 재발견이라는 평이한 주제 위에 세워진 경쾌한 볼거리들은 보는 내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틴에이저 파티에 참석한 것처럼 들뜨게 하는 무언가가 이 영화에는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지쳐버린 삶 속에서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가벼운 공상을 채워주는 영화다. 한가지 흠이 있다면 꽃미남인 주인공에 비해 여성 출연진들의 외모가 좀 떨어지는정도? 이 영화를 본 대다수가 같은 의견인지, 다음과 네이버에서의 영화평점이 상당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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