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캡틴아메리카: 시빌워] 마블의 세계관은 계속 커지고

슬슬살살 2016. 5. 2. 15:13

스포일러 있음


1. 힘을 통제하려는 권력 VS 스스로 판단하려는 히어로
좌충우돌 개성 가득한 캐릭터들이지만 늘 동일한 적을 가졌던 어벤처스가 분열한다. 히어로 영화를 보다 떠오르는 쓸데 없는 생각 중 하나로 '저렇게 다 때려 부수면 어떡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그간 무수히 많은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구해온 히어로 집단 '어벤져스'지만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일반인들이 죽었고 건물이 파괴되었다. 히드라 잔당의 폭탄테러를 막던 도중 평화사절단 다수가 희생되는 사건을 시발점으로 117개국이 비준하는 '초인등록법'이 준비된다. 이 법에 따르면 히어로들은 이제 스스로 UN 산하에서 통제를 받으면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스스로가 가진 힘의 무서움을 알고 통제를 받으려는 아이언맨과 스스로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겠다는 캡틴 아메리카의 대립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어느쪽도 선악이 공존하기에 더욱 무서운 대립이다.


2. 평범한 인물의 복수
이 모든 것을 배후에서 조종한 이는 <어벤져스2>의 배경이 된 소고비아에서 가족들을 잃은 평범한 공학박사 지모다. 지모는 윈터솔져 마크로 위장해 테러를 벌여 어벤저스를 분열시킨다. 종국에는 또다른 윈터솔져들을 부활시키려는 계획까지도 가지고 움직인다. 별다른 능력이 없는 한 인물에 의해 어벤져스가 분열하는 모습은 힘에대한 통제의 필요성에 힘을 좀 더 싣는다. 또 하나의 복수가 이번 스토리에 포함되어 있는데 앞서 희생된 평화사절단의 모국인 가상왕국 와칸다의 국왕인 블랙팬서다. '초인등록법' 비준식에서 일어난 또 하나의 테러로 아버지를 잃은 인물로 윈터솔져에 대한 복수심으로 이번 내전에 참전한다. 와칸다는 아프리카의 작은 국가지만 마블 유니버스에서 가장 강력한 물질인 비브라늄의 생산국이기도 하기에 강력한 국가로 설정되어 있다. 캡틴의 방패 역시 비브라늄 재질이다. 당연히 온 몸을 비브라늄으로 도배한 인물로 내년에 개인 영화도 개봉 예정이다.




3. 새로운 인물들
스파이더맨의 합류야 워낙 유명했던 얘기니 차치하더라도 새롭게 등장하거나 중요인물로 부상한 캐릭터들이 꽤 많다. 먼저 앞서 얘기했던 블랙팬서는 영화 말미에서 캡틴아메리카를 보호하는 모습을 비추며 차기 영화에서 중요한 인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가만 보면 복수심에 불타는 인물이면서 냉정하고 합리적인 가치관을 가진 것으로 나온다. 마지막 사건의 진상을 알고 난 후에 지모 박사를 주기지 않고 감옥에 보내는 것으로 이후 시리즈에서도 캡틴아메리카와 함께 팀의 조율을 맡게 될 것 같다. 비브라늄이라는 엄청난 자원의 소유자인 것도 큰 어드벤테이지. 영화에서 앤트맨의 활약도 대단한데 헐크의 빈자리를 코믹과 함께 채워 넣었다. 마지막 재형화 되는 씬은 그야말로 압권. 아직 <앤트맨>을 보지는 않았는데 꼭 봐야만 할 것 같다. 안타깝게도 아이언맨의 절친인 워머신은 전투도중 부상해 다리를 잃었다. 재활받는 모습으로 보아서는 재등장할 수도 있을 듯. <윈터솔져>는 왼팔을 잃은 채 스스로 동면하는 모습을 보여 당분간은 보이지 않을 듯 하다. 가장 떠오른 인물은 캡틴과 새로운 로맨스를 보여준 '샤론 카터'다. 등장할 때마다 중요도가 확확 올라가는 무서운 캐릭터. <윈터솔져>에서는 캡틴 옆집에사는 가정부로 위장한 실드 요원으로, <시빌워>에서는 다시 실드의 창시자인 페이 카터의 조카로 나온다. 알다시피 페이 카터는 캡틴 아메리카의 연인이다. 고모와 조카가 한 남자에 빠지다니 조금 거시기 하다.


4. 거미줄처럼 촘촘한 확장성
이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은 이유가 단순히 화려한 볼거리만에 있는 건 아니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각자 자신만의 지분을 확실하게 챙기고 있는게 가장 큰 이유다. 멤버 각각이 확실한 개성을 뽐내는 빅뱅이 슈퍼스타인 것처럼. 게다가 확실하게 보장된 어벤져스의 활약 대신 그들을 내부에서 뒤흔들어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의 다양성을 확보한 영리함이 돋보인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이 안된다. 이를 뒷받침 하는 것이 말미의 히든 영상. 매번 다음에 몰려올 위협에 대한 영상을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스파이더맨이 돌아온다'라는 개그를 선보였다. 예측의 여지를 남기지 않은 것. 영리하다.


5. 현실에서의 확장
사실상 <시빌 워>의 흥행성공이 확실한 가운데 기대되는 시리즈가 더더욱 늘어난다. 마블로서는 다양한 캐릭터로 수많은 프로젝트를 실행해 볼 수 있는데다 점차 늙어가는 배우들을 자유롭게 만질 수 있게 된다. 만화와는 달리 현실의 배우는 늙는다는게 가장 문제인지라, 만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적지 않다. 스마트했던 토니 스타크는 이번 작품에서 노쇠한 모습을 보였다. 그 대안으로 등장하는 히어로들이 스파이더맨, 앤트맨, 블랙 팬서들이다. 내년 개봉 예정인 <닥터 스트레인져>나 <블랙 팬서>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부진했던 <앤트맨>을 다시 다운 받을 팬들도 늘어날 터, 향후 마블의 히어로 무비는 영원히 확장할 듯 보인다. 인기 있는 시리즈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히어로들을 선보이는 마블. 돈을 밝히는 방식이 저열하지 않아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