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들이 선과 악 사이의 갈등을 주제로 다뤘다면 <슈퍼배드3>는 보다 직접적으로 가족애를 다룬다. 깨끗이 손을 씻고 범죄를 소탕하는 조직에서 근무하게 된 그루 앞에 어릴 적 헤어진 쌍둥이 동생 드루가 나타나 범죄를 종용하고 갈등을 일으킨다. 알고보니 그루는 세계 최고의 악당의 후손이었고 동생 '드루'가 가업을 잇고 있었던 것. 그러나 '드루'는 '악당'의 자질이 많이 부족해서 형 '그루'의 도움이 필요하다. 가족을 위해 나쁜 일을 하지 않겠다는 '그루', 진짜 악당 '발타자르', 그리고 그루의 귀염둥이 세 아이와 '미니언즈'들이 얽히고 얽혀 복잡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영화는 역시나 매 순간순간 유쾌하다. 낙천적인 악당들 미니언즈들은 이야기 구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중간중간 만화적인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린다. 우스꽝스러운 말투의 '드루'와 '그루'의 이야기는 구태의연하지만 세 아이 덕택에 시종일관 귀여움을 잃지 않는다. 귀도 즐겁다. 유쾌하게 패러디 된 8~90년대의 명곡들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미니언즈들이 죄수복을 입은채 <씽>의 오디션 현장과 오버랩 되고 집단으로 탈출하는 모습은 이 영화 최고의 하이라이트.
그럼에도, 가슴 한켠에서는 아주 미묘한 불쾌감이 남아 있는데 '미니언즈'의 행동들이 너무나 순수하기 때문이다. 탈출 중에 동료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버린다던지, 서로를 가학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부분은 만화적이면서도 그로테스키하다. 개인적으로는 그루를 중심으로 하는 슈퍼배드보다 미니언즈 시리즈가 훨씬 재미있는 듯. 어린이용이이라고는 하지만 패러디가 많아 꽤 많은 문화적 배경지식이 필요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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