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짧은 수필집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에 첫번째로 실린 글이다. 하루키의 장편이 클래시컬하면서 무드가 있다면, 단편은 조금더 흐느적 거린다. 출근할 때 들어갔던 어깨 힘을 집에 돌아오면서 빼는 기분이랄까. 80년대의 번역에서는 자유업이라고 했지만, 지금이 프리랜서를 말한다. 이 단편에서 하루키는 프리랜서인 자신이 겪는 우스꽝스러운 일들을 늘어 놓으며 '작가로 산다는 것'의 뒷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그 에피소드들에는 작가라는 직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인들의 수준 낮은 문화 의식을 '까고' 있는데 괘나 유쾌한 문체를 쓰고 있어 해학적인 분위기를 유지한다.
나는 이사 매니아니까 이사를 할 때마다 각지의 은행에서 '저, 죄송하지만 직업은?'하는 질문을 몇번이고 되풀이하여 들어야 한다. 정말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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