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토르3: 라그나로크]권력 앞에서는 신도 별수 없더라

슬슬살살 2018. 8. 11. 10:07

 #1. 왕자의 난으로 망한 아스가르드
봉건적 왕조는 언젠가 망할 수 밖에 없다는 건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외세의 침략, 내부의 반란 둘 중 하나로 망하기 마련인데 후자인 경우 권력에서 밀려난 왕자 하나씩이 끼어있기 마련이다. 저 멀리 신들의 세계로 알려진 아스가르드도 예외는 아니어서 숙청당했던 맏이, 헬라가 반란을 일으킨다. 오딘의 맏 딸인 헬라는 어마어마한 전투능력으로 발키리들을 이뜰며 오딘의 정복전쟁의 선두에 섰었다. 허나, 평화의 시기가 오자 난폭한 성향으로 오딘에게 봉인되게 이른다. 오딘의 죽음과 함께 돌아온 헬라가 아스가르드를 멸망시킨다.  헬라도 한편으로 이해되는 것이 오딘을 대신에서 오만 전장을 이끌며 고생했더니 정작 잊혀지는 포지션이었다면 화가 안날리가... 한마디로 능력있는 왕자를 쳐냈다가 제대로 복수를 당한 셈이다.


#2. 신화에서 우주활극으로
사실 토르는 캐릭터로는 강렬하지만 본인만의 독립 시리즈에서는 큰 힘을 보여주지 못했었다. 신화가 가지고 있는 한계 때문인데, 3편에서는 그런 중압감을 털어버리고 본격적인 우주활극 코메디로 완전히 전향했다. 헬라에게 패배(이 과정에서 기존 묠니르는 부서지고 한쪽 눈을 잃는다)한 로키와 토르가 그랜드마스터(어벤져스에서는 콜렉터로 나온다)의 노예가 되었다가 헐크를 만나 대결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최고 하이라이트. 어벤져스 간의 일대일 격투신이 무려 5분이나 이어진다. 파워풀한 둘의 육탄대결에서의 울림이 바깥까지 전달 된다.  이곳에서 헐크와 재회한 토르가 발키리를 동료로 삼고 아스가르드로 넘어가 최후의 결전을 치른다. 아스가르드를 힘의 원천으로 하는 헬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스가르드인 전체가 우주선으로 탈출한 가운데 조국을 파괴해 버린다. 어벤져스4 시작하자마자 전멸하는 우주선이 바로 이거다. 어차피 아스가르드는 망할 운명이었던 거다. 어찌 보면 이 모든 원흉이 오딘에게 있는지도 모르겠다. 헬라를 제대로 대우해주기만 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테니.



#3. 코미디로의 완전한 전환
마블 시리즈는 늘 코미디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토르3:라그나로크>는 본격적인 코미디로 전환한다. 액션은 강화하지만 어벤져스나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가 가지고 있는 철학적인 고뇌나 성찰은 거의 없다. 가오갤 시리즈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데 아마도 지구인이 아닌 존재들은 코미디쪽으로 스탯을 맞춘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인간에 가까울 수록 영웅적이고 멀어질 수록 코미디로 포지션이 맞춰진듯. 그나저나 아스가르드가 망했으니 토르는 어찌 되려나. 아. 어차피 모두 죽어버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