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신과 함께: 인과 연] 선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

슬슬살살 2018. 10. 6. 18:19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쌍천만 영화가 나왔다. 한 편이 성공하기도 쉽지 않은데 속편까지 이렇게 대히트를 치다니. 그것도 천만 단위로. 전작 '죄와 벌'이 인과응보의 통쾌함과 한국적인 신파를 이용한 감동을 선사했다면 이번 '인과 연'은 제목처럼 좀 더 복잡한 이야기 구조를 풀어낸다. '인과 연'에서는 악인과 선인이 구분되지 않는다. 서로간의 이유, 원인에 더 초점을 맞춘다.


이번 작품에서 차사 3총사는 저승사자들을 소멸시키며 죽음을 거부하고 있는 노인을 데려오는 임무를 맡는다. 노인의 집에 있는 성주신 때문인데 염라와 동기동창인 어마어마한 신력을 가진지라 쉽지 않은 임무다. 덕춘과 해원맥이 성주신을 도와 할아버지를 한달만 지키는데 합의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성주신이 해원맥과 덕춘, 그리고 강림의 전생에 대한 이야기를 단편적으로 들려준다. 그동안 강림은 김자홍의 동생, 김수홍의 재판을 담당한다. 그러니까 '인과 연'이 가진 이야기는 세 개다. 현재의 성주신이 허춘삼의 죽음을 조금 뒤로 미루고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만 지키는 이야기, 성주신이 들려주는 세 차사의 전생의 연, 마지막으로 김수홍의 재판 이야기다. 차사들의 과거가 가장 큰 이야기 줄기이고 나머지 두 이야기는 주제를 올바르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촘촘하며 약간의 신파를 담고 있으며 주제의식은 명확하다. 코미디는 과하지 않고 CG의 화려함을 뽐내지도 않는다. 수백억이 투입된 블록버스터임에도 웹툰 원작처럼 덤덤하고 심플한 그림들을 보여준다. 그런 점이 관객이 더욱 이야기에 몰입하게 돕는다.



해원맥과 강림이 서로를 죽이려 하던 이복형제였던 사실에, 해원맥과 덕춘이 애틋한 감정을 확인하기 직전이었다는 사실에, 해원맥이 덕춘의 부모를 죽였다는 사실에, 강림이 덕춘과 해원맥을 죽였다는 사실에, 강림이 아버지의 죽음을 모른척 했다는 사실에, 허춘삼의 건너편에 살던 이사가는 노인이 감자홍의 어머니인 사실에, 마지막으로 자신의 죄를 고하여 김수홍에게 용서의 기회를 주는 강림과 이를 유도한 염라의 사연에, 영화의 순간순간은 감동적이고 교훈적이다. 죽음 앞에서 우리가 평등하다는 것과, 그럼에도 우리가 선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