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있는 내내 배고프다. 어쩜 저리도 맛있고 신선하고 깨끗한지. 음식을 테마로 하는 영화가 이리 멋질 지 몰랐다. 요리를 하는 영화는 있지만 음식에 집중하다니.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 중 자신을 위해 요리하는 게 있다. 실제로 우울증 화자들의 처방으로도 사용되는 방법인데 자신을 위한 요리, 자신을 위한 맛있는 음식이 자존감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리틀 포레스트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경쟁과 바쁨으로 대표되는 서울 생활을 뒤로 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김태리)이 엄마가 가르쳐 준 각종 맛깔나는 요리들을 해 먹으면서 스스로를 치유해 나가는 이야기다. 영화는 4계절과 신성한 노동, 노동의 결과, 맛있는 요리를 집중해서 보여 주는데 아름다운 화면과 식감이 보는이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특히나 갈등도 없고 악인도 없는 이상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음에도 지루함 없이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신선한 요리를 정성들여 자신에게 대접하는 혜원의 모습을 보면서 인스턴트 음식으로 몸을 버리는 내가 얼마나 한심하던지. 지친 일상을 치유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이렇게 상처를 치료한다.
김태리는 어찌 이리도 맛깔나게도 먹는지. 토마토의 신선함이 여기가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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