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모두가 정신병자다.
<공중그네>에 이은 이라부 시리즈 두번째 이야기다. 여전히 강박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다. 캐릭터가 독창적이기는 하지만 과하게 만화적인 인물이라 복합적인 인물상을 그려내기에는 한계가 있을법도 한데, 여전히 유머러스하고 여전히 쾌락적이다.
책을 통한 대리만족에는 멋진 모험이나 주인공, 현실 세계에서 할 수 없는 갖가지 범죄 또는 그 반대의 경우가 있지만 이라부 시리즈의 대리만족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이 세상을 하찮게 만든달까. 기본적으로 오쿠다 히데오가 엽기 의사 '이라부'를 통해 세상해 전하는 메세지는 이런거다. '뭐 그리 유달리 사니, 한번 사는 인생. 그냥 하고 싶은대로 사는게 어때? 남들 눈이 중요해?'
제 멋대로 하거나 자신만의 삶을 살고 남들 신경 쓰지 말라는 이야기는 서점에서 백권도 넘게 있지만 이렇게 유쾌하고 직접적으로 메세지를 전달하는 방법도 있다. 이리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걸 뭐하러 골치 아프게 '자기 계발서'를 읽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른바 공주병에 걸려 힘든 삶을 사는 도우미가 평범한 회사원으로 돌아가 행복해진다던가, 수영에 대한 강박을 포기하면서 가족의 행복을 찾는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은 평범하면서도 단순한 진리를 우리에게 일깨운다. 프로이트는 정신의 세계를 의식과 무의식, 전의식로 나누었고 각각의 세계가 서로에게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규명해냈다. 이라부는 의식에 원시적인 행위를 함으로서 무의식을 치료하는 듯 하다. 여기서 삶에 대한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데 아이처럼 천진한 삶이야 말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편안한 행복이라는 걸 말하고 있다. 그것이 진실이건 아니건 각종 스트레스에 둘러 쌓여 있는 현대인에게는 필요한 덕목이다. 소설처럼 살 수는 없지만 1/10이라도 저렇게 편안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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