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결말(스포일러)1을 가지고도 집중하지 못한 포터 시리즈 최악의 작품이다. 2011년에도 이 영화를 보고 같은 생각을 가졌었는데 7~8년이 지나도 마찬가지다. 해리가 가족을 떠나 본격적으로 '죽음을 먹는 자'들에게 쫒기면서 분위기는 급격하게 어두워진다. 전편에서도 징조가 있기는 했지만 이제 해리포터가 초반에 보여주었던 신비로운 마법의 세계에서 어둠의 판타지 월드로 완전히 전향을 한 느낌이다. 더불어 성장해버린 아이들의 모습은 더이상 해리포터의 매력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런만큼 보다 이야기에 집중했었어야 했는데 '소설'의 방대함을 영상으로 옮기는 과정이 기계적으로 되어버렸다. 이야기의 구조가 복잡해진 만큼 고민이 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사실, 극중에서 가장 기묘한 사람이 바로 스네이프 교수다. 과거 어둠의 세력에 속해 있었으나 마법에 걸린 상태였음을 인정받아 복권된 마법사인데 1편부터 항상 다크다크한 이미지로 범인 떡밥을 뿌리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겉모습에 속지마'라는 교훈만을 주며 겉모습은 악인이지만 실제로는 따뜻한 사람으로 끝나더니 점차 '그래도 해리는 싫어하는' 사람이 되어갔다. 결국 이번 편에서 어둠의 서약을 하고는 해리 포터에게 공격을 가함으로서 자신의 진영을 결정한다. 물론 또다른 반전이 있을 법한 떡밥은 뿌려 놓고서.
이 전편까지는 제목이 매우 중요했다. 해리포터와 OOO에서 OOO은 극 중 가장 중요한 소재였으며 그것의 정체를 밝히거나 그걸 이용한 이야기의 전개가 됐었다. 그런데 이번 편에서는 단순히 마무리에서 정체만을 밝혀 줄 뿐 극을 견인하는 역할은 하지 못한다. 다음 편에서 볼드모트와의 본격적인 대결을 앞둔 만큼 전체적인 진영정리가 깔끔하게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하고 어수선하게 끝나버렸다. 아무리 중간 다리지만 다 건너기는 했어야 했다.
- 스네이프의 배신, 덤블도어의 죽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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