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어벤져스: 엔드게임] 나의 10년이 마무리됐다

슬슬살살 2019. 6. 25. 22:48

울컥했다. 자그만치 10년동안 이어진 시리즈가 끝났다. 10년 전 함께 아이언맨을 봤던 여자친구와 결혼해 벌써 아이가 학교에 들어갔다. 알게 모르게 지나간 세월을 어벤져스 시리즈가 깨닫게 해 준다. 이렇게 어벤져스는 단순한 영화를 넘어 한 시대의 발자취가 되어줬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는지 이번 어벤져스는 역대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며 마블의 아성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탄탄한 스토리, 놀라운 캐릭터 집중력은 모든 관객을 몰입시켰고 사실일리 없는 히어로들은 스크린을 뛰쳐나와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끝맺었다. 저스티스 리그는 도저히 뛰어 넘을 수 없는 일이다.


타노스로부터 무너진 세계를 구하기 위해 시간 여행을 떠나는 8명의 히어로들. 시간을 되돌려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스토리 자체는 진부하지만 곳곳에 흩뿌려져 있는 장치들이 이 시간 여행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스타크 아버지의 등장, 페기의 젊은 시절, 좌절하고 살쪄버린 토르, 1대 앤트맨과의 조우까지... 치밀하고 세밀한 요소요소의 장치가 어벤져스의 마무리를 훌륭하게 지어줬다. 특히나 10년 동안 함께 성장해 온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퇴장은 아름답기까지 했다. 넘사벽 능력치에 조금 뒤떨어지는 외모로 혹평을 받았던 캡틴 마블 역시 이번 작품에서 톡톡히 제 역할을 해냈다.



이후 2대 어벤져스가 시작된다고 한다. 1대 아이언맨과 캡틴, 다른 히어로들을 뛰어넘을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마블 시리즈는 아쉬움과 기대감을 한꺼번에 가지게 한다. 다음 10년이 지나면 50이 될 나, 그때 마블은 어떻게 진화해 있을까. 재미는 기본이고 인생의 한 매듭을 보여주는 시리즈다. 영화가 끝나고 무언가 울컥해서 나와서는 굿즈를 한 개 샀다. 10년간을 보여주는 딕셔너리. 아쉬움은 이것으로 달래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