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이스케이프 룸] 이유가 드러나지 없는 공포영화

슬슬살살 2019. 6. 30. 09:22

한달여 전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는 바람에 같은 제목의 다른 영화를 보게 만들었던 영화다. 몇 년전부터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탈출 프로그램을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다. 게임인 줄 알고 자의로 밀실에 갇히고 각종 퀴즈를 풀어야 탈출할 수 있다는 방탈출은, 깊은 개연성이 필요 없기 때문에 B급 영화에서 다루기 좋은 소재다. 탈출 요령에 대한 것만 기상 천외하다면 충분히 재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일종의 '안전한' 공포 영화가 될 수 있겠다. 



그런나 안타깝게도, 이스케이프 룸은 재미가 없는 축에 속한다. 나름 CG에도 공을 들이고 연출이나 촬영도 세련된 건 맞지만 오히려 내가 잘못 봤던 영화보다 산만하고 임팩트가 없다. 아무리 방탈출 영화라고 해도 최소한의 핍진성은 있었어야 했을텐데 그냥 탈출에 너무 몰입했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 역시 너무 가볍게 다뤄졌다. 쏘우나 호스텔 시리즈에서 피해자들이 보였던 극한의 공포를 <이스케이프룸>에서는 보기가 힘들다.


반전도, 이유도, 긴장감도 없는 그야말로 맹탕 공포영화다. 이럴바에야 동일 제목의 <이스케이프룸, 2017>이 훨씬 낫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