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의 흐름을 보는 송길영 대표의 신작이다. 몇 년에 한 번씩 비슷한 책을 내 왔지만 코로나를 거친 지난 2년 동안의 세상 변화를 겪었기에 훨씬 중요한 사회적 흐름이 담겨 있다. 과거에는 과거의 데이터로 미래를 예측했다면 지금은 현재의 데이터 흐름을 가지고 미래를 보기 때문에 훨씬 정확하다. 그래서 더 무섭고.
송길영 대표는 이 책의 대부분을 세상의 변화했음을 증명하는데 쓰고 있다. 세상은 이제 인간을 노동의 영역에서 밀어내는 쪽으로 가고 있으며 어쩌면 노동 자제가 소멸할 지도 모르는 세상이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도태되고, 자아실현을 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우리는 현행화, 즉 세상의 기준에 스스로를 계속해서 맞춰나가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는 관리자가 보고서 줄맞춤과 오타를 잡았다면 이제는 각자 일을 하고 합치는 형태로 가야 합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모두에게 책임과 권한이 양여되어야 합니다. 누군가 의사결정을 부탁하고 해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알아서 전문성을 기반으로 완성시켜 오고, 그것을 조합하는 일을 함께하게 될 것입니다. 전통적인 개념의 관리자는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제는 결과로 말하는 세상이 아니라 과정이 모두 남는 결과가 있는 세상이다. 때문에 기업은 착함을 증명하는 ESG 활동을 하게 됐고 퇴근시간만 기다리던 고참들은 다시 새로운 역할을 익히는데 시간을 쓰게 된다. 늘 있어왔던 세대차 정도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이 날마다 업데이트되고 있다.
이성적 사고, 업의 진정성, 성숙한 공존은 앞으로 우리가 배워야 할 중요한 이슈가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것 들을 학교에서 가르쳤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더이상 배우지 않았죠. 세상이 이렇게 휙휙 바뀌는데 현행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물론 과거에는 생산기술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기에 현행화 요구가 크지 않았던 건지도 모릅니다. 기존의 경쟁력으로 평생 먹고 살 만큼 인간의 수명이 짧기도 했고요. 이제는 반대로 혁신이 빨라지고 수명은 길어졌습니다. 내 업보다 내가 더 오래 살아요. 그만큼 내 업을 현행화하라는 요구가 더 커질 것이므로 성인에게도 현행화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현행화라 부른다. 지금의 MZ세대는 단순히 놀기 좋아하는 세대가 아니다. 출결이 실시간으로 문자로 전송되는 학원에서 커 온 이 세대는 누구보다 과정의 투명함, 절차의 공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들이 선임이랍시고 과거의 기술만 가지고 무임승차하는 직원을 이해해 줄까? 이제는 도태되지 않게 매일을 업데이트해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다. 냉정하지만 받아들여야만 하는 현실이고 미래다. 아쉽게도 이 미래가 틀릴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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