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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21세기 속의 조선의 모습. 아름다운 세계문화유산

슬슬살살 2011. 5. 15. 23:18

아름다운 세계문화유산과 어깨를 나란히.. 수원화성

프랑스의 몽솅미셸, 헝가리의 부다성, 중국의 만리장성..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점입니다. 한국에도 이렇게 인류가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이 있으니 그 중 하나가 바로 수원 화성입니다.

 

 

 

 

늘 가까이에 있는 것은 잘 살피게 되질않고 국내의 문화유산이라 하면 별거 아닌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유심히 살펴본다면 즐거운 또 하나의 여행이 된답니다. 수원 화성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 지는데 왕이 거처했던 행궁과 수원을 둘러싸고 있는 산성입니다. 화성은 정조대왕이 2년9개월에 걸쳐 만들었으며 행궁에는 그 유명한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정조대왕의 별장 정도로 생각하면 편할 듯 합니다.

 

국왕의 새로운 고향 '신풍루'

 

 행궁의 정문은 '국왕의 새로운 고향'이라는 뜻의 '신풍루'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매표를 하고 안으로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정문 앞에는 넓은 광장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 곳 바닥에도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그림들이 배치 되어 있습니다.

 

 

<신풍루 앞 광장.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와의 거리를 표기한 조형물과 정조대왕의 행진그림 등이 장식되어 있다>

 

 

도착해보니 신풍루 앞에서는 공연이 한창입니다. 덕수궁 앞 수문장 교대식처럼 매일 공연을 하는 것 같습니다. 

 

들어갈 때는 꼭 물을 가져 갑시다.!

 

물이 없이 안으로 들어가 보니 주스나 이런 것들이 모두 옆전이라 불리는 가상화폐로 결재하게 되어 있습니다. 보이시는 지 모르겠지만 오미자차 2잔이 옆전 1개입니다.(특별할 것 없는 시중 주스이니 꼭 물을 가지고 가세요) 

옆전 1개는 3,000원인데 옷 잎어보기, 떡메치기, 다도체험 등등 옆전 1개씩을 지출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이곳의 관리가 '수원화성운영재단'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비용충당을 하는 것 같습니다. 돈이야 그렇다지만 안내판 등이 너무 부실해서 여행이 끝날때까지 고생을 좀 했습니다.  

 

왕이 거처했던 곳 화성행궁

 

대한민국의 궁궐의 처마 끝에는 저렇게 동상들이 올라가 있는데 보신적이 있나요? 저렇게 궁궐 처마에는 작은 동상들이 3개, 5개 또는 7개까지 올라가 있는데 잡귀를 물리친다는 인물들의 동상입니다. 바로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삼장법사 등이 되겠습니다. 궁궐에만 저런 동상들이 올라가 있다고 하는데 덕수궁과 경복궁에서도 볼 수 있으며 이곳 화성행궁도 왕이 머물렀다는 증거가 되겠지요..

 

 

정조가 머물렀던 곳의 이름은 봉수당입니다. 이곳에서 머무르면서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열었습니다.

 

 

그 외에도 큰 룡을 뜻한다는 경룡관, 활을 쏘았다는 득중정 등 여러 건물들이 있습니다. 화성 행궁 내에는 각 건물마다 스탬프 투어가 가능하게 해 놓았는데 어린아이들에게는 큰 인기가 있었습니다. 사실 건물들이 다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전문가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재미 없는 것이 바로 이 궁굴투어인데 스탬프 투어 같은 것들이 관심을 일으키는 하나의 좋은 장치가 되는것 같습니다.

 

잉어를 울려 적의 침입을 알려라!!

 

행궁의 뒤편으로 낮은 산이 한개 있는데 이곳에는 미로한정이라는 정자와 적의 침입을 알리는 시설이 있습니다. 그 중에 적의 침입을 알리는 시설인 내포사에는 목어(나무로 만든 물고기)를 두들겨서 알리는 특이한 시설입니다.

물고기 모양을 한 이유는 밤이나 낮이나 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니 감시시설로 이런 물고기만큼 적당한 것이 또 있을까요?

 

 

높지는 않지만 태양빛이 그야말로 기분좋게 떨어지는 곳입니다.

 

다양한 체험거리가 있지만..

 

사실 행궁안에는 사물놀이, 부채춤, 정조행진 재현 등 다양한 볼거리와, 옛날 의상 입어보기 등 체험거리들이 많이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다 해보기에는 그 금액이 부담스럽습니다.

돈이 안드는 것은 끽해야 투호나 널뛰기 정도네요..

 

행성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것들..

 

행궁의 역사만큼 주변에 있는 나무나 바위들도 오래 되었을 것입니다. 600년 된 느티나무가 행궁과 그 역사를 같이 했네요..

 

화성을 둘러 보기 가장좋은 화성열차

 

화성행궁에서 산쪽을 바라보면 꼭대기쪽에 정자 같이 생긴 건물이 있는데 바로 화성장대라고 하는 일종의 군사 지휘본부라고 보면 됩니다. 이곳을 향해서 오르다 보면 중턱쯤에 일종의 코끼리 열차 같이 생긴것을 탈 수 있는 정거장이 있습니다.

 

화성열차라고 불리는 이 용을닯은 붉은 기차는 화성행궁을 출발하여 화성성곽을 달리는 기차입니다. 왕복을 타게 되면 정작 화성을 볼 수 없으니 편도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타는 시간은 10분이 채 안되고 다시 걸어오더라도 그 시간이 20분 정도 걸린다 하여 저희도  편도를 탔습니다. 열차 탑승비는 1인당 1,500원!!

 

 

국내 관광지에서 열차를 타고 이동하니 꼭 외국 여행하는 듯한 착각이 드네요.. 같이 타고 있는 단체 학생들이 아니라면 더 재밌을뻔 했습니다.

 

 

화성열차를 타면 정조대왕의 동상(비록 뒤통수만 보이지만..)을 지나 화성의 성곽을 따라 갈 수 있습니다. 기왕이면 오른쪽 자리에 앉는 것이 더욱 잘 볼 수 있답니다. 화서문과 장안문을 지나 화홍문에서 내리거나 더욱 가서 활쏘기 체험이 가능한 연무대에서 내릴 수 있습니다. 저희는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화홍문에서 내렸습니다.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화홍문 역(?)에서 내리니 영 딴세상입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유산들이 대부분 도시와 융합되어 있는데 이곳 화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시 속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저쪽 끝에 아름다운 건축물이 보여 그쪽으로 향합니다.

 

 

정면에서 보니 가장 아름답다던, 그래서 와이프가 가장 보고싶어 했던.. 방화수류정입니다. 이름도 예쁘지요? 방화수류정이라.. 왠지 운치있는 이름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의 문화재가 접근조차 힘든데 반해 이곳은 하나의 휴식처 같이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저 정자에 들어가 볼 수도 있는데 바람이 들이쳐 참 시원합니다. 이곳에 앉아서 운치 있게 이야길 나눌 수도 있답니다.

 

 

<방화수류정에서 내려다 본 수원 시내>

 

본격적인 화성 성곽 걷기

 

방화수류정을 출발하여 장안문을 지나 화서문까지 향하는 성곽걷기 코스입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분명히 유료 코스인데 어찌어찌하다 보면 돈을 안낼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확히 앞뒤를 막고 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잘 모르면 돈을내게 되는 이상한 구조로 되어 있으니 적당히 눈치를 봐서 움직여야 합니다. (나쁘다고 생각 안해요.. 무언가 형식적으로 돈을 받는다는 느낌이랄까?)

 

 

각 성문이 관할하는 구역이 있는데 깃발의 색으로 그 구분을 할 수 있습니다. 검은 색은 장안문의 관할이라는 뜻이고 화서문은 흰색입니다.

 

 

화홍문을 출발하여 한 10분정도 기분좋게 걷다보면 화성의 중심이 되는 장안문이 나옵니다. 남대문을 닮긴 했지만 무언가 멋져 보입니다.

 

 

성의 중간중간에는 치, 치루, 포루 등 생소한 이름의 건축물들이 있는데, 모두 성의 방어와 공격을 위한 건축물들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화성의 경우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다산 정약용이 총괄하여 지은 성곽인데 한·중·일의 성곽을 분석해 가장 좋은 점만을 취합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유명한 거중기가 처음 쓰여진 곳도 이곳입니다.

 

 

어느덧 검표직원들을 살살 피해 오답보니 성곽답사의 마지막 코스인 화서문에 다다랐습니다. 우측 하단 사진쪽으에 보이는 서북각루쪽으로 더 울라가면 당초 출발했던 화성열차의 코스로 올라갈 수 있는데 화서문을 빠져나와 도심족으로 10분정도 이동하는 것이 더 편하게 행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꼭 들러야 할 곳, 화성 홍보관

 

어느 문화재던지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홍보관인데 대부분 형식적인 홍보에 그치곤 하지요.. 하지만 화성홍보관은 작은 규모에도 꽤 알차게 꾸며져 있어 꼭 들러야 할 곳입니다.  

 

 

박물관이 아닌만큼 유물을 볼 수는 없지만 화성이 가진 역사적 의미와 아름다움을 알 수 있습니다. 궂이 예를 들자면 해설사의 얘기를 듣고 화성을 보는 것과 막무가내로 다니는 것과의 차이랄까요?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화성을 축성하면서 쓴 기록물에 나와있는 인부 목록입니다. 요증으로 따지면 협력사 명부쯤 되겠지요.. 해당 업무의 대장 격인 사람들만 적혀있는데 정말 재미있는 이름일 뿐 아니라 많은 생각을 갖게 해주는 기록입니다. 600년 전의 수원 공사에 투입된 내릴톱장이 홍갑쇠 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수원화성은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직접 오기 전까지는 이런곳일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한가지 아쉬운점이 있다면 안내 문구 등이 너무 어렵게 되어 있다는 점과 관광지도가 통일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어제 하루 다녀오면서 지도를 3개 받았는데 모두 제목만 다르고 대동소이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수원화성 안내, 화성행궁안내, 화성열차 안내 등등

 

차라리 조금 두껌더라도 한가지로 만드는게 더 유용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유료주차장에 대놓고 보니 바로 옆에 무료쥬차가 된다던지.. 그걸 안내원들이 모른다던지 하면 사실 좀 짜증납니다. 좀더 세심한 인포메이션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