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로드 대장정 13,800km, 중국을 보다
손호철
중국의 시작,대장정
우리가 보통 중국의 역사라고 하는 것은 저 멀리 진시황때부터 청의 멸망까지입니다. 근대 중국의 역사는 아무래도 이념적인 부분으로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국은 대장정으로 태어난 나라입니다. 대장정을 모르면 지금의 중국을 이해할 수도 없지요. 대장정은 일종의 중국의 내전입니다. 장제스가 이끄는 국민당을 피해 마오쩌둥의 공산당이 약 400일가량 중국을 한바퀴 도는 13,800km의 대장정을 이루어 냈는데 이 과정에서 마오쩌둥이 집권하고 국민당으로부터 승리하게 되어 지금의 중국이 세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당시 대장정에 참여한 인사들로는 덩샤오핑, 저우언라이 등이 있습니다. (어릴적에는 등소평, 주은래라는 이름으로 익숙해져 있어서 이런 표기가 어색하네요.) 대장정 이후 마오쩌둥은 현대의 중국을 건국했으며 장제스는 대만으로 건너가 지금의 대만을 세웠습니다.
붉은 점선이 홍군 1방면군의 장정경로
말이 쉬어 대장정이지 368일동안 실제 행군은 253일이며 115일은 전투를 하거나 쉬었습니다. 그중 15일은 하루종일 전투를 했으며 그 외에도 하루평균 1건의 작은 전투가 있었습니다. 하루 평균 행군은 40km였으며 개중에는 해발 4523m의 쓰구냥산 을 넘거나 아무것도 없는 강을 건너는 일도 비일비재 했습니다. 그런 강행군 때문에 8만5천명이 출발했던 홍군은 도착당시 8천명밖에 남지 않았으며 그 중 처음부터 출발했던 사람은 3천명 뿐이었으니 믿기 어려운 행군입니다.
"장정과 비교하면 한니발의 알프스 원정은 주말 피크닉에 지나지 않는다"
에드거 스노우 <중국의 붉은 별>中
대장정의 발자취를 따르는 여행기
이 책의 저자인 손호철 교수는 전문 여행작가도 아닐뿐더러 사진가도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전문 여행작가가 쓴 것처럼 맛깔스럽지도 못하고 멋진 사진이 있지도 않습니다. 글의 대부분은 개인적인 소감과 중국의 도로상태로 인한 고생담이 80%라 할정도로 여행 기록에 더 가깝습니다. 그렇지만 대장정에 대해 깊이 공부한 사람 답게 중간중간 풀어 놓는 대장정 이야기는 그것만으로도 읽는 보람이 있습니다. 거의 매 페이지마다 중국의 도로상태로 인한 고생담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글의 맥락이 끊겨 짜증도 나지만 직접 그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의 고생이 그대로 전해져 오기도 합니다.
대장정을 이해하게 된 계기
개인적으로는 책 자체가 재미있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중국의 대장정을 이해하고 관심을 가지게 한 계기가 된 책이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중국의 근대사에 대해 궁금하다면 반드시 대장정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 실감나는 책입니다. 언젠가는 저중 몇몇 곳은 가고픈 곳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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