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뜬 자들의 도시(Ensaio sobre a Lucidez)
주제 사라마구
이 직전에 포스팅 했던 눈먼자들의 도시 속편 격에 해당하는 소설입니다. (눈먼자들의 도시 감상평)
배경이 눈먼자들의 도시의 4년후를 기리고 있고, 당시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는 있지만 일반적인 속편을 생각하면 안됩니다.
일반적인 속편이라면 눈이 멀게 되었다가 다시 뜬 후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주요 내용이 될테지만,
눈 뜬 자들의 도시는 정부의 입장을 그리고 있습니다.
도시의 시민들이 몇주간 전염성 실명으로 눈이 멀었다가 다시 뜬 지 4년 후, 그때의 일을 입밖에 내는 것은 일종의 금기가 됩니다.
평화로워진 국가가 정상적인 다른 민주국가처럼 선거를 치루던 날 나온 믿을수 없는 결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수도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투표결과, 백지투표가 80%가 넘는 이상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여당과 야당을 포함해서) 재투표를 실시하지만 오히려 백지투표율은 늘어났습니다.
백지투표를 한 사람들을 찾을 수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계엄을 선포하고 수도를 고립시키지만
수도는 오히려 정부가 있을 때보다 더 원활하게 돌아갑니다.
결국 정부는 백색투표를 일종의 반란으로 정의하고 그 주동자로 4년전 실명사건 당시 홀로 실명하지 않은 의사부인을 지목합니다.
이 이야기는 무능한 정치인과 공무원, 정부의 언론 다루기 등을 블랙코미디로 보여줍니다.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결국 정부를 하나의 인격체로 볼 때 장님과도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눈먼 자(정부)가 눈 뜨고 있는자(선구자 등)를 탄압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집니다.
우리는 진실을 말할 때도 계속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을 할 때도 계속 진실을 말해요, 바로 그들처럼. 바로 댁처럼 말이에요, 생각해보세요, 내가 댁한테 나하고 같이 자고 싶지 않느냐고 물었다면 댁은 뭐라고 말했겠어요, 저 거짓말 탐지기는 뭐라고 말했을까요.(본문중에서)
이 책은 전편과 이어지기는 하지만 전혀 다른 소설입니다. 전편에서의 긴장감과 기발함 인간의 본성 에 대한 탐구 같은 것을 원한다면 읽고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눈먼자들의 도시의 속편이 왜 안나올까 했더니 영화화되기가 어려운 속편이었군요.)
정부를 비롯한 현실정치가에 대한 비판과 조롱이 담긴 블랙 코미디(별로 웃기지는 않습니다.)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 합니다.
끝으로, 작가인 사라마구가 공산주의자였다고 하지만 이 책을 봤을때는 아나키스트에 가깝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눈뜬 자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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