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추운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냉전 한복판에서 벌아지는 영국과 독일의 첩보 두뇌싸움.

슬슬살살 2012. 5. 20. 10:56

책은 2 세계대전 이후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첩보소설이다. 첩보.. , 스파이, 특수요원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파이 하면 떠오르는 몇가지 이미지가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것을 떠올릴텐데, 시리즈의 맷 데이먼, 007 다니엘 크레이그 - 피어스 브로스넌을 떠올렸다면 이미 당신은 늙었다. - 미션 임파서블의 크루즈 등등 . 이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멋지고,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며 영웅심 또는 어떤 대의 명분을 위해 악과 싸우는 인물들이다. 그런데 실제 스파이들도 그럴까?

 

작가 존 르 까레 실제로 베를린에서 근무했던 영국의 첩보원이었으며 경험을 되살려 어떤 작품에서보다 사실적인 스파이를 창조해냈다. 주인공을 비롯해 영국 독일의 첩보원인원들은 특수한 능력을 가진 공무원일 뿐이며 이데올로기나, 국가에 대한 절대적 충성심따위는 없다. 그저 돈과 또는 그냥 직업이기 때문에, 스파이 역할을 하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피곤한 업무에 찌들어있는 공무원들인 것이다.

 

2차대전 직후인 냉전 시대야 말로 첩보원들의 활약은 도드라졌고, 사회주의 진영과 민주주의 진영으로 갈린 세계를 대표하는 것은 바로 독일, 베를린이었다.1 이곳에서 영국의 노회한 스파이인 리머스가 작전중의 실패로 유능한 독일 내부의 첩보원을 죽게 만든다. 그때문에 영국으로 복귀한 리머스는 독일측 스파이의 정점인 문트를 없애버리기 위해 영국에서 버림받은 것처럼 위장하고 독일의 2인자 피들러측으로 침투한다. 여러가지의 사실들, 정보들을 제공해 리머스가 진실로 독일측으로 투행했다고 믿게 만든 후 그동안 영국을 도왔던 독일 내부 스파이가 바로 문트임을 알리는 작전인 것이다. 피들러 마음 속에 의심의 싻을 틔우는데 성공해 문트를 독일 재판정에 세우는데까지 성공하지만, 리머스가 독일로 침투하기 직전 사랑에 빠졌던 도서관 사서 리즈가 증언대에 서면서 일은 복잡해진다. 아무것도 모르는 리즈의 증언 덕분에 리머스의 증언은 실패하게 되고 결국 스파이로 몰려 처단 된 것은 문트가 아닌 피들러이다. 감옥에 같인 리즈와 리머즈를 갑자기 문트가 구해준다. 문트야말로 진짜 영국의 스파이였던 것이다. 작전을 수행하는 리머스조차 모르게 영국의 작전 목표는 문트가 아닌 피들러를 향해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실제 스파이 출신 작가의 손에서 나온만큼 극단적인 사실감이 압권이다. 물론 로맨스가 가미되기는 했지만, 본질적인 요소 - 즉, 스파이 소설로서의 재미와 사실감 만큼은 훼손되지 않았다. 또한, 긴박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와중에도 냉소적인 문체와 쌀쌀한 유럽의 정취가 잘 나타나있어 꽤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존 르카레는 꽤 인기있는 영국의 첩보 소설가로 이름을 날렸으며 몇몇 작품은 영화화 되기도 했다. 그다지 성곡한 영화는 없지만, 그의 소설을 읽어보면 얼마나 영화화하기가 어려운지를 알 수 있다. 액션적인 요소보다, 심리적인 요소, 분위기가 강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인 소설들이 하는 스파이 찬양과는 다르게, 스파이들이 활동하는 세계와 스파이 그 자체에 대해서도 상당히 냉소적이다.

 

" 공격에 대한 공격, 보복에 대한 보복, 이것은 영구히 반복되어 끝이 없지."

 

"대형 트럭 두 대 사이에 끼어 여지없이 찌그러져버린 소형차를. 신나게 창문으로 손을 흔들고 있었던 아이들의 모습을."

(마지막 탈출시 죽으면서 리머스가 상상하는 과거의 교통사고 모습)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저자
존 르카레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09-11-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고전들을 젊고 새로운 얼굴로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1. 한국은 똑같이 분단국가이기는 했지만 독일만큼 상징적이지는 않았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