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찾아가는 아이들
X세대라는 말을 기억한다면 당신은 적어도 85년도 이전에 태어났을 것이다.
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신세대, 젊은세대 라는 말이 존재했고 X세대라는 용어 탄생 이후 새로운 청소년의 집단이 나타난 것이다.
단순히 용어의 문제가 아니라 젊은 층에게 특별함을 심어준 말인 것이다.
그 X세대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이가 바로 이 책의 작가 커플랜드다.1
이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작가의 성향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하는데, 더글러스 커플랜드는 종교의 중요성을 기반으로 하는 영적인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는 기독교계에서 이 책이 많이 읽혀졌는데, 내용상으로 한쪽에 편중되어 있는 내용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비유하자면 류시화님 정도의 느낌이라 생각하면 좋을 듯 하다.
이 책은 8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개인적인 놀라운 경험과,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재미있는 것은 역시나 캐나다를 배경으로 해서인지 우리네의 문제아들과는 급수가 다른 탈선과 방황을 보여주는 주인공들의 모습이다. 마약은 기본이고, 총질과 히피문화. 그야말로 삶을 포기한 듯한 이들에 던지는 메세지인지라 우리 청소년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이정도라면 나도 종교가 필요할 정도다.)
종교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삶의 명확한 이유를 찾지 못하는 요즘 한번쯤 삶의 의미를 찾는 명상을 불러일으키는 글이다.
작가 더글러스 쿠플랜드. 미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줄거리
1. 작은 생물들
가정의 불화로 이혼을 준비하고 있는 주인공이 아이와 함께 할아버지에게 여행을 떠난다. 아내와의 이혼소송과 운전을 병행하면서 치밀어오르는
화를 누르고 여행하면서, 주변에 일어나는 동물들의 세계를 바라본다. 아이의 천진난만한 질문에 답하면서 스스로의 타락을 인지한다.
"아무것도 아니야, 얘야." 나는, 네개 그런 동물 이야기를 해준것, 네 머릿속을 그런 이야기로 채워준 것, 모두 동화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할 이 아름다운 작은 생물들이 도중에 길을 일어버린 이야기를 해준 것에 갑자기 네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두려움을 느끼며, 거기서 말을 멈췄다.
2. 여관시절
가난하게 살던 시절. 빈민을 위한 아파트에 함께 살던 이웃들의 이야기. 사랑에 목마른 펑크족 캐시와 하루하루를 위험 천만하게 살아가는 건달
도니를 통해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우리가 동작을 멈추고 움직이지 않고 숨도 쉬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시간을 멈출 수 있을거에요"
"사람나이 서른살 쯤이면 중요한 추억 대부분을 이미 겪은 상태라고 믿는다. 그 후의 추억은 이미 가득찬 컵 속으로 흘러들어가 넘치는 물과같다. 새로운 경험은 더 이상 그 전과 같은 방식이나 같은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내가 벌거벗고 추락하는 제트기 안에서 다이애너 왕세자비와 같이 헤로인을 맞는다 한들 그 경험은 고교 2학년 때 테일러네 마당탁자며 의자들을 수영장 안에 던져버린 후 경찰에 쫒기던 때와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은 서로에게 단 한번뿐인 기회다."
"유일한 바람은 사랑이 이후로는 내게 너무 자주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사랑에 빠지는 데 너무 익숙해져 무언가 더 극단적인 것. 그게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경험하고 싶다는 호기심에 차게 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3. 나는 것들-실연한 경험이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하여
어느 오후 갑자기 하늘을 나는 것들에 대해 든 생각들.
4. 게티스버그
결혼이라는 영역을 예로 들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사랑의 힘뿐이 아니라는 것. 사랑이 지나간 후에도 익숙함에 의해서 살아가는 것인가.
결국 시간의 흐름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떤 관계든지 처음에는 주말마다 번지점프를 하러 가지만, 여섯달이 지나면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비디오를 빌리고 콘칩을 사고, 그 다음날 아침이면 어떤 비디오를 빌렸는지 기억조차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어릴때는 늘 삶이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것처럼 느낀다. 그 '삶'이란 것이 내주, 내달, 내년, 아니면 연말이 지나서 항상 나중에 시작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다 보면 순신간에 나이를 먹고, 그 예정된 삶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동안 해왔던 것, 그 막간 같은 것, 마구 휘저어 놓은 미치광이 짓, 이전에 보냈던 그 많은 시간은 무엇을 뜻하는가"를 물어보게 된다.
5. 사막에서-마이클 스타이프를 위하여
당신은 종교없이 자란 첫 세대이다.라는 말로 시작되는 이 단편은 한 타락한 젊은이가 약물 거래에 실패하고 자동차마저 고장나 사막을 걷게 되는
이야기이다. 사막을 걸으면서 떠돌이를 만나 음식과 위안을 얻게 되고 떠돌이로 인해 무언가 나를 돞은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믿을 만한 것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후에도 여전히 무언가 믿을 것이 남아있다고 일깨워주는 그의 얼굴.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있는 얼굴. 고독의 가장자리까지 밀렸던 사람.아마 거기서 떨어져버렸을 사람.그리고 다시 기어올라왔을 때 세계가 이전과 조금도 같아 보이지 않았던 그런 사람을 위한 얼굴.
6. 패티 허스트2
주인이 죽어서 슬픔에 빠진 옆집 개 윌터의 슬픔에서 바라본 인간이 동물과 다른점. 그것은 기억에 있다. 주인공은 윌터에 영감을 받아 어릴적 가출한 누나
로리를 찾아나선다. 로리는 어린시절 주인공과 가장 가까웠던 누이인데, 어느날 갑자기 집을 나가고 타락한다.
그 누이에 대한 기억은 굉장히 단편적이다. 우리네 기억이 대부분 그렇듯이..
삶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의 연쇄에 대한 생각일 것이다. 예를들면, 우리가 A에서 B로, C로, D로.... 출생에서 사랑으로 결혼으로, 아이들로 죽음으로.. 그렇게 여행해가는 것이 삶에서 정말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개의 기억은 결혼식장에서 보는 백조 얼음조각처럼, 보기에는 멋있지만 한 시간 후면 녹아버리는 그런거란 말이야. 인간만이 삶의 모든것을 고통스럽게도 끝없는 시계의 시간으로 견뎌야 하는 거야. 그 매초 매초를.
우리의 옛 기억들을 지워버리려는 우주의 그 어떤 힘보다도 위대하다는 것을 딱 한번 우리에게 알려준다.
7. 천년(신을 찾아가는 아이들)
이 책의 제목에 영향을 준 단편이다. 가장 긴 글인데, 주인공 스카우트가 어린시절 친구들을 찾아 떠난다. 어린시절 아름답게만 보였던 친구들이 타락하거나, 평범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삶의 의미를 보여준다. 긴긴 시간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의미는 아주 짧다.
몇천년 전에 사람들은 자식들의 삶이 자기들이 살아온 것과 똑같을 거라고 여겼어. 지금 우리는 다음 세대의 삶이, 아니. 다음주의 삶이 오늘의 삶 하고는 충격적으로 다를 거라고 여기고 있어. 우리가 언제부터 이런식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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