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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매재 자연휴양림> 가파른 숲속 휴양림. 작은 배려가 아쉬워

슬슬살살 2012. 6. 22. 20:57

한 3주 전쯤 태교 여행을 가고 싶다는 와이프가 덜컥 설매재 휴양림을 예약했습니다.

몸이 무겁다보니 멀리 가기는 어렵고 해서 가볍게 산책을 할 곳을 찾다가, 그나마 예약이 적은 설매재 휴양림을 골랐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조금 실망스럽습니다만.. 잘 준비해서 건강할 때 간다면 또다른 느낌일지도 모르겠어요..

다만 시설은 확실히 문제가 있답니다.

 

 

방은 이렇게 통나무집 형태입니다.

4인실 기준으로 해서 이런식으로 통나무 별채가 있는데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8만원의 숙박비가 저렴하다면 저렴할 수 있겠지만 물이 새는 바닥이라던지, 문이 잘 안닫히는 냉장고라던지 세세한 부분들에 있어서 관리가 소홀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벌레가 많아 조시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냉장고가 문이 잘 안닫혀 냉장효과가 많이 떨어집니다.

화장실 바닥은 벌레가 너무 많아요..ㅜㅜ

 

그렇지만 시설보다도 지도나 안내판이 훨씬 불편했습니다. 

설매재 휴양림 내에는 캠핑장도 마련 되어있고 홈페이지에 따르면 영화 촬영도 많이 해서 안내도에는 이런저런 볼거리가 많은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캠핑장까지는 너무 가파른 산길인데다가 안내표식이 별도로 없어 어디가 어딘지 찾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캠핑장도 수차례 왕복을 하고나서 관리실에 물어보니 그제야 안내판이 별도로 없다고 하더군요. 그 외에도 안내도에 찍혀있는 분수라던지 하는 것들을 찾기가 너무 어려웠답니다. (결국 못찾았습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캠핑장을 돌고돌아...

도대체 소서노의 숲이 어디란 말이냐!!

 

 

사실 아침고요수목원 같은 형태를 생각했다가 살짝 당황했지요..

비탈길이 많아 임신한 와이프나 꼬맹이들을 데리고 다니기에는 좀 어려워 보였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쪽 지역은 바이크족들이나 패러글라이딩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분들이 주로 캠핑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준비 없던 날 용서해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푸시킨의 저 시처럼.. 속은 느낌이 들었더라도 휴양은 즐겁게 보냅니다.

이렇게 가볍게 한바퀴를 돌고나니 벌써 저녁을 먹을 때입니다. 

주변에는 대가족들이 와서 상대적으로 시끌벅적 하지만 단둘이 온 우리는 조용히 먹을 준비만 합니다. 

 

Tip.  식기류와 숯, 불판 등등은 입구에 있는 매점에서 팔거나 빌려줍니다. 금액은 모르겠지만 밥통도 빌려주더라구요.. 그 외에도 식기류는 1만원을 내고 빌리면 나중에 5천원을 돌려 줍니다.  

뭐니 뭐니해도 야외에서의 1박에 바베큐 파티가 빠질수 없지요. 매번 소고기를 많이 가져갔었는데.. 이번에는 새우 조금. 소고기 조금. 돼지고기 조금 등등 다양하게 준비를 해갔습니다.

 

네.. 저게 다 두명이서 먹은 음식들이랍니다. 역시 야외에서 구워먹는건 뭐든지 다 맛있지요?

술을 못하는 아내 덕택에 얼큰하게 취하지는 못했지만 노릇노릇 익어가는 고기에 즐거웠습니다.

 

PS. 글을 쓰다보니 설매재 휴양림에 대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렀네요. 물론 1차적으로는 자세하게 조사를 해보지 않은 제 책임이 크겠지만 홈페이지에서는 영화 촬영지다 뭐다 하면서 꽤 많은 볼거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다 정작 찾기조차 어렵게 되어 있는 건 개선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서 실망을 하게 되다보니 숙소에 대한 불만이 커졌던 것 같아요. 단체로 여행을 하거나 주변에서 패러글라이딩이나 바이크를 즐기는 사람도 많겠지만 저희 같은 조용한 여행객들을 위한 작은 배려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단체로 오는지 이런 낙서가 벽 한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