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달> 해품달은 원래 추리물이었다? 정은궐의 다음이 기대된다.

2012년 상반기 최대의 히트작은 누가 뭐라해도 해품달이다.

경이로운 시청률을 올리며 그야말로 2012년을 해품달의 해로 만들어 버렸고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올해 말까지 그 기록은 깨지지 않을 것 같다. 

 

그 원작을 읽었다. 

 

출처: 드라마 <해를품은달> 공식 웹사이트 (www.imbc.com/broad/tv/drama/sunNmoon/)

 

사실 정은궐이라는 작가에게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었다. 그냥 시대를 잘 만난 로맨스 소설가로 인식하고 있었고 말랑말랑한 여고생 소설작가로만 알고 있었다. 실제로 외부에 밝혀진 것이 거의 없는 정은궐의 조심스러운 행보와 그의 겸손한 인터뷰에서 그냥 우연찮게 크게 성공한 젊은 작가(?)로만 알았다. 실제의 작가가 몇살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면서...

 

그런데 드라마가 아닌 그의 책을 본 후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물론 이 작품은 다소 유치한 면이 존재하고 있고 특히 문장력에 있어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을 가지고 있고 그부분에 있어서는 작가 스스로도 부끄러워 한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그런데 그 외의 것들. 로맨스적인 요소와 늘어지지 않는 스토리의 전개. 탄탄한 구성만큼은 보통의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그 스토리의 탄탄함을 인식하기가 매우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기존 원작에서 가지고 있던 재미요소들이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훤과 연우가 원래부터 아는 사이가 아니라 봉서교환(지금으로 치자면 일종의 펜팔)을 통해 연정을 품었다는 설정이나 기억상실이 아닌 스스로의 판단에 의한 연우의 침묵은 TV보다 더 극적이다. 또 민화공주가 모든 일의 범인 이었다는 사실은 원작에서는 추리소설 수준의 매우 놀라운 특급 반전이었던 반면 드라마에서는 처음부터 오픈하고 로맨스와 궐내 암투, 서로를 기억하지 못하는 절절한 안타까움에 초점을 맞췄다. 원작의 재미를 빼앗고 드라마의 재미를 더한것이다.  

 

드라마가 대 히트를 치면서 책이 오히려 더 잘팔렸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고나서 이 책을 읽는 바람에 원래 작가의 의도를 읽기가 쉽지 않아졌다는 단점이 생겨버린 것이다. 역시 세상은 공평한 것인가?  

 

정은궐 작가의 또하나의 큰 장점이 있는데, 그것은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조선시대라는 배경을 사용하면서 주인공들의 대사나 내용에서 고증이 약하다는 것이 이 소설을 낮게 보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은 역사소설이라기 보다는 판타지이다. 말만 조선시대이지, 그런 시공간은 이전 어느 세계에서도 존재한 적이 없다. 그리고 어차피 고증이란 것은 독자의 눈높이에서 하는 것이 아니던가. 정말 고증을 잘 해서 실제의 당시와 똑같아졌다고 해 보자.(물론 그마저도 검증하는 것이 불가능하겠지만). 그것이 이 소설의 재미와 전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겠는가. 어차피 캐릭터와 스토리 중심의 로맨스 소설인데, 차라리 그런 것에 얽매이지 않은 것이 더 자연스럽고 쉬워졌다. 쉬워졌다는 것은 이런 류 소설의 주 타겟에게 한걸음 더 다가갔다는 이야기도 되니까. 다만 문장력에 있어서는 그래도 조금 더 공부가 필요하겠다. 특히 2권으로 이뤄진 소설이 전개되면서 점점 문장이 다듬어짐이 느껴진다. 아직 내공이 좀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 정은궐이라는 작가는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은채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상상력과 자유스러움. 탄탄한 구성력을 가진 이 작가는 장르의 다양화와 문장력만 더해진다면 제2의 정유정이 될 지도 모르겠다. 기대된다.

 

PS. 원래 이 소설은 2005년에 발표되었던 것이 드라마를 통해 재발간 된 것이다. 시일이 꽤 지났으니 정은궐의 다음 작품은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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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1

저자

정은궐 지음

출판사

파란미디어 | 2011-10-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사랑과 권력을 되찾기 위해 가혹한 운명에 맞선 왕!성균관 유생들...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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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2

저자

정은궐 지음

출판사

파란미디어 | 2011-10-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사랑과 권력을 되찾기 위해 가혹한 운명에 맞선 왕!성균관 유생들...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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