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음
가정폭력을 못이기고 돈많은 남자와 재혼한 여자가 성적인 학대를 당한다. 변태적인 성학대를 당하는 여자가 남편과 그의 정부를 살해하고 그의 재산을 모두 물려받기 위한 알리바이를 위해 경찰을 이용한다. 그리고 애초 소모품이었던 경찰에게 애정을 느낀다.
흥미로운 소재이기는 하지만 이미 너무나 많은 소설과 영화에서 다루어진 줄거리이다.
간기남은 이렇게 조금은 상투적인 소재를 내세운 추리 스릴러물이다. 아니, 추리라는 말은 빼버려야겠다. 대부분의 관객의 경우 처음부터 박시연이 범인이라는 사실은 인지할테니.. 혹시나 해서 끝까지 지켜봤지만 조금의 예측불허조차 허용하지 않는 친절함을 보여줬다. 초반부터 후반부를 암시하는 장치가 있을까 하고 집중해서 살펴보았지만 이 친절한 영화는 이런 예측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혹시 최기풍(이광수 분)가 연관되어있을까 했지만 "너 다시 감옥으로 갈래?"라는 대사로 주인공인 강선우(박휘순 분)와의 오랜 친분을 보이는 바람에 용의선상에 지워졌다. 또, 라이터를 늘어뜨리는 장면또한 별거 아님이 밝혀졌고.
그나마 서형사(김정태 분)와 반장님(이한위 분)의 욕개그가 없었다면 무척이나 지루할 뻔 했다.
이 영화의 가장큰 세일즈 포인트는 뭐니뭐니해도 글래머 여배우 박시연의 노출이었다. 그러나 그 수위는 극장에 돈을 지불한 남자 관객들의 분노가 짐작됐다. 물론 벗지 않더라도 충분히 섹시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미안하지만 박시연의 섹시함은 가장 큰 볼거리이기도 하면서 영화의 중심을 흐트렸다. 팜므파탈적인 치명적인 매력을 보이는 것은 좋았지만, 학대로 인해 남편을 살해한 여인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동정받기에 실패해 버리면서 살인의 당위성이 약해져 버렸고 그러다 보니 강선우 형사가 그녀에게 빠지는 부분이 부자연스러워 졌다. 하긴 실제라면, 그렇게 대놓고 유혹하면 누구라도 빠지긴 하겠지만..
마지막으로, 죽은 김수진은 도대체 왜, 강형사에게 약을 탄걸까... 계속해서 지나치게 친절했던 영화가 정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빼먹었다.
PS. 그래도 박시연은 이 영화로 특유의 묘한 배력을 잘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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