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400년 전보다 부족해진 상상력 '걸리버 여행기'

슬슬살살 2012. 10. 1. 13:20

일방적인 계몽 영화. 아무리 어린이 영화라도 너무 일방적이다.

 

늘 자신감 없는 허풍쟁이 걸리버는 신문사 우편실에서 일한다. 짝사랑하던 다쉬에게 잘보이려 하다 그만 버뮤다에 가게 되고 난파되어 소인국인 릴리푸트에 떨어지게 된다. 그곳에서 우월감을 느끼고 마치 거물이 된 것처럼 행동하다 또다시 난관에 부딪혔을 때는 도망을 가지만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고 다시 태어난다는 그야말로 밋밋한 헐리우드 식 어린이물.. 그러나 어린이물도 정도껏이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걸리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했을 때 보여줄 수 있는 소소한 재미들마저도 소화하지 못했고 뒤로 갈 수록 무의미한 스토리의 나열들만 있었다. 야심차게 기획했다 후반부에 재원이 딸려서 허겁지겁 마무리진 느낌이랄까.

 

누구나 거물이 되거 싶어 하지만 그런 기회는 결코 걸리버처럼 이상한 세계에 갑자기 떨어지면서 찾아오지는 않는다. 이 영화는 너무나 당연한 교훈도 외면해 버리고 환상을 만들어 내는데에도 실패했다. 걸리버의 원작자인 조너던 스위프트는 400년 전의 작가다. 400년 전보다 상상력이 진부한건 부끄러운 일이다.  

 


걸리버 여행기 (2011)

Gulliver's Travels 
5.3
감독
롭 레터맨
출연
잭 블랙, 제이슨 시겔, 에밀리 블런트, 아만다 피트, 빌리 코널리
정보
코미디 | 미국 | 87 분 | 201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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