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4월, 그날의 일곱시간'을 보낸 생존자의 이야기.

슬슬살살 2012. 11. 18. 17:48

이 글은 실화다. 2009년 4월 독일에서는 50세의 심리치료사가 환자이자 수감자에게 일곱시간 동안 성폭행을 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심리 치료사는 고통을 이겨내고 한권의 책을 냈으니 그 글이 바로 이 책 <4월, 그날의 일곱시간>이다.  성 폭력을 주제로 하는 소설, 에세이는 꽤 있어 왔지만 이 책이 의미 있는 것은 당사자가 직접 남긴 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너무 끔찍하거나, 감동적일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글에는 그날의 끔찍함을 묘사하는 글이란 2페이지밖에 없으며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용서하는 영화같은 일도 역시나 없다. 이 책에는 그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 가지는 심적인 고통들. 심리적 재활의 이야기들을 수잔네 프로이스커의 입을 통해 전한다. 극장이나 주차장 조차 갈수 없는 공포증. 낮선 이들을 만나기의 어려움 등을 이겨내는 모습들을 덤덤하게 전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독일이나 우리나라나 성범죄를 당한 이들에 대한 편견은 동일하다는 점이다. 그것을 이겨내는 일 역시나 쉽지 않은 것도. 이 책이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은 아닐께다. 그러나 적어도 무언가 힘든 일을 당한 이들에게(꼭 성폭력이 아니다 하더라도) 그것을 이겨내는 마음가짐은 배울만한 책이다. 다만 작가의 너무나 덤덤한 글이 거꾸로 고통을 공감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작은 단점이다.

 

성폭력의 희생자가 아니라 스스로 생존자라 말하는 그녀는 우리가 성폭력 피해자를 대할 때 가지는 색안경을 부끄럽게 만든다.

 

 


4월 그날의 일곱 시간

저자
수잔네 프로이스커 지음
출판사
샘터 | 2012-09-28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일곱 시간 동안 누구도 나를 구원할 수 없었지만, 누구도 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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