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박수건달? 영매건달!

슬슬살살 2013. 1. 22. 16:24

간만에 박신양이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이름값에 걸맞는 블록버스터나 촉촉달콤 로맨틱 코메디가 아닌 <달마야 놀자>를 연상시키는 코믹 무비로..

건달이라고 하는 고전적인 아이템과 최근들어 시도되었던 무속이라는 아이템1을 결합시켰는데.. 일단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렇지만....

 

건달이 신내림을 받고 두개의 직업을 병행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이야기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게 가장 큰 단점이다. 물론 박신양의 무속연기는 매우 훌륭해서 분장만으로도 충분한 웃음을 주고 있지만 정형화된 한국 코메디는 더이상 신선하지는 않다. 이를테면 <달마야 놀자>와 <식스센스>가 합쳐진 느낌이랄까. 눈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관객들은 여자아이가 등장할때부터 이미 영혼임을 눈치 채버리는 마당에 극적 반전은 물건너간다. 문제는 또 있다. 

 

먼저 무당이라는 소재에서 오는 아이템이 너무 한정적이다. 무당이라 하면 미래를 내다보고, 부적을 써서 악령을 퇴치하는 등의 아이템이 있음에도 이 영화는 영매 역할의 무당만을 주로 다루고 있다보니 궂이 무당이 아니었어도 됐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귀신만 보게 된다는 점에서 손예진, 이민기 주연의 <오싹한 연애>와 뭐가 다른 건가. 오히려 <오싹한 연애>가 그럴싸 한 괴기 연애담이었다면, 이건 뭔가 무당의 겉만 가지고 이야기한게 아닌가 싶다.

 

이녀석이 물건이다. 눈물 쏙~

 

 

이 영화의 단점이 코미디와 이야기구조, 에피소드의 부재라면 정말 볼만한 가치가 없는 영화일까? 그것도 아닌것이 이 영화의 장점은 눈물샘의 자극에 있다. 멜로보다도 처연하게, 속쓰리게 눈물을 자극하는데 이 눈물을 주연이 아닌 조연들이 이끈다는 점이 흥미롭다. 아직 다음에 프로필 사진조차 없는 처녀귀신 역의 천민희와 여자아이 영혼을 맡은 윤송이 양의 연기는 꽤나 눈물을 뺀다. 이점에 있어서는 여타 코미디들이 따라오지 못할만큼 훌륭한 것이 억지 최루가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코미디들의 특징이 독특한 상황설정으로 인한 에피소드 -> 갈등의 극복과 감동 식으로 이루어지는데, 대부분이 흐지부지한 결말로 끝난데 비해 <박수건달> 흐지부지하지만 눈물이라는 강력한 한방을 보유하고 있음은 사실이다.  다만 변화없는 한국형 코미디가 앞으로도 산발적으로 계속된다는 사실이 씁쓸할 따름이다.

 

 


박수건달 (2013)

8.1
감독
조진규
출연
박신양, 김정태, 엄지원, 정혜영, 윤송이
정보
코미디 | 한국 | 128 분 | 2013-01-09
글쓴이 평점  

 

 

  1. 박예진 주연의 청담보살,김수로 주연의 점쟁이들이 나왔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