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구석구석 방랑가족(여행, 맛집)

<지리산 어탕국수> 세번만에 먹게 된 인기 국수. 제대로 된 TV맛집.

슬슬살살 2013. 1. 27. 12:44

 TV속에 나오는 맛집이 어느정도 허상이 있다는 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럼에도 TV에 맛집이 소개되면 침을 잴잴 흘리면서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는건 변하지 않는다. 얼마전 MBN이 소개한 맛집 <지리산 어탕국수>가 꽤나 눈길을 끌었나보다. 와이프가 지난주부터 노래를 부르는 걸 보면.. 집에서 가까운김에 두번이나 가봤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로 인해 허탕쳤다.  역시 방송의 힘이란..

 

프로그램을 보지는 못했지만 공중파도 아닌 종편에서, 그것도 인지도 없는 프로그램에 소개됐을 뿐인데 이렇게 인기가 있다는 건 나름대로 방송만큼의 맛을 보여줄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다.

 

 

두번이나 허탕을 쳤던 기억을 되살려 오늘은 아침 10시에 가 봤다. 충분히 편하게 먹고 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왠걸. 결과는 사진처럼이다. 주차난은 말할 것도 없고.. 30분을 추위에 떨다 겨우 들어갔다. 이렇게 이걸 노린 사람들이 많을 줄이야.

 

 

메뉴는 어탕(6천원), 어탕국수(5천원), 만두(4천원)이다. 다른 메뉴들도 있는 것 같은데 점심에는 이 세개 메뉴만 시킬 수 있다.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손님대접 받을 생각일랑 접어야 한다. 특별히 불친절한건 아니지만 두명 단위로 오는 경우에는 합석이 필수다.

 

만두는 피가 얇아서 고기맛이 많이나는 만두다. 입에서 녹는 듯한 그런 특별한 만두는 아니지만 기다리면서 먹기에 안성 맞춤이다. 메인 메뉴라 할 수 있는 어탕국수는..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줄서서 먹은 보람이 있었다. 특히 약간 덜익어서 나온 소면은 쫄깃과 퍽퍽의 경계선에서 있는데 어탕과 매우 잘 어울린다. 꾹꾹한 질감이라 하면 이해할 수 있을라나. 잡어로 끓인 국물 역시 비리지 않으며 특히나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것 같다. 안짜면서 간이 되어 있는 신기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완전 시골스러운 토속적인 맛이다. 오히려 가자고 졸랐던 와이프는 그냥 그랬다고 하던데, MSG 특유의 감칠맛은 나지 않아 오히려 깊이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방송빨이 다 빠져서 기다리는 일만 없다면 종종 가보고 싶은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