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low journalism. 황색언론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를 과하게 써서 흥미 위주의 기사를 만들어내는 것을 뜻하는 이 말은 굉장히 부정적인 말로 변질되어 있지만, 사실은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미디어에 이런 재미요소가 빠진다면 그야말로 보기 힘든 뉴스만이 있을 것이다. 어느정도의 황색 끼는 정보의 효율적인 전달에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고 독자의 흥미를 끌수 있기도 하다. 이러한 황색언론의 효시가 바로 이 퓰리처다.1 퓰리처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도 <퓰리처 상>은 들어봤을 거다. 그게 무슨 상인지 모를 지라도..
<퓰리처 상>은 한마디로 언론상이다. 그 해에 기가막힌 특종에 대해 시상하는 상으로 올해의 기사상이라 이해하면 되리라. 사진분야가 가장 유명하긴 하지만 문학, 기사등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상을 주는데 기자들의 노벨상이라 불릴 정도로 권위가 있다. 이정도 하면 그냥 위인과 다를바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퓰리처의 전 생애를 다룬 이 책 '퓰리처'는 기존의 위인전, 평전과 내용이나 구성이 많이 다르다. 9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은 그야말로 퓰리처의 전 생애를 담기에 모자람이 없다. 특히나 저널리즘의 효시격인 인물인지라, 기록도 많이 나마 있어서인지 거의 일기 수준의 기록임을 알 수 있다. 방대한 분량만큼이다 내용의 정확성 또한 대박인 것이 아주 소소한 일들까지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저자인 데니스의 주관적인 평가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려 고심한 태가 많이 보인다. 다만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조금 떨어지는 데, 독일에서 이민을 와서 자수성가하고 눈이 멀면서도 언론인의 왕이 되는 퓰리처의 굴곡진 삶이 흥미롭기는 하지만 당시의 미국 정치상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크게 감동적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여성기자로서 세계일주를 하고 인신매매범에 자신을 내던지는 등 정열적인 취재를 한 <넬리 블라이> 같은 인물에 더 눈이 쏠리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흥미로운 것은 이 평전이 퓰리처에 대한 존경과 찬양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퓰리처는 괴팍한 늙은이였으며, 신문에 있어서도 일관되지 못한 원칙을 보일때도 있었다. 인종차별을 한 적도 있었으며, 죽는 그순간까지 여성은 투표해서는 안된다는 당시의 인물 그대로였다. 그러나 그런점이 인간적인 평전을 만들 수 있었다. 어떤 사람도 일관된 사람은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위인들 역시 마찬가지였을 테지만 위대한 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은 감추는 전기작가들 덕분에 객관성을 잃고 있다.
퓰리처는 인생을 본받을 만한 위대한 인물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현재의 <언론>을 만들어낸 최초의 인물이라 할 수 있다.2 그점에서 그의 가치관을 바탕삼아 언론의 역사를 이해한다는 측면에서는 충분히 의미있는 책이다. 다만 비 언론인에게는 어려운 문장들, 너무나도 두터운 분량(900페이지), 냉정하게 축약되지 못한 자료들은 글속에서 길을 잃게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전기 타령을 하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
퓰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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