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스포일러)
첫 번째 줄거리: 새로운 세계의 창조. 그곳은 1Q84년
일본 내에서 일종의 운동권 집단이 산속에서 하나의 공동체, 이른바 코뮌을 만들어 내서 집단생활을 시작한다. 이들 집단의 이름은 <선구>이며 이들을 이끄는 리더가 있다. 이들 집단은 점점 발전을 해 나가지만 당초 운동권 세력 중에서도 강경파에 해당하는 세력 <여명>이 분파 하면서 급격하게 종교집단으로 변모한다. 그 안에서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선구>는 폐쇄적이고 거대한 종교집단으로 커 나가지만 한가지 사건으로 인해 교단 자체가 붕괴 위험에 빠지게 된다. 후쿠에리. <선구> 리더의 딸이 이곳을 탈출해서 덴고와 만나면서 <선구>는 위험에 빠진다. 사실 이 <선구>는 리틀피플이라는 존재에 의해 목소리를 듣고 종교적인 계시를 할 수 있는 단체이다. 이 리틀피플이 신인지, 요정인지, 아니면 절대적인 어떤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일종의 초월자임에는 확실하다. 이들이 나오는 시점인 1984년. 세상은 바뀐다. 원래 가려던 세계가 아니라 무엇인가 기묘하게 다른 세계. 가상은 아니지만 진짜도 아닌 그곳을 덴고는 고양이 마을이라 부르고 또 한명의 주인공인 아오마메는 1Q84년이라고 부른다. 그 어느쪽이건 그곳은 현실과는 다르다. 그것을 인지한 인간은 두 개의 달을 볼 수 있는데 그 두 개의 달이 바뀐 세계의 징표인 것이다.
두개의 달이 가지고 있는 건 무슨 의미일까? 단지 다른 세계를 의미하는 건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4집에도 두개의 달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거기에서는 있어서는 안될 존재의 다가옴을 나타냈었는데..
리틀피플은 초월적인 힘을 이용해 공기번데기를 만든다. 그 공기번데기에서 태어나는 것은 도터. 일종의 도플갱어 같은 존재인데 예언을 하거나 어떤 신비한 힘을 이끌어내게 하는 존재가 된다. 일종의 무녀가 그것이다. 그 역할로서는 퍼시버라 부른다. 이들로부터 지각을 받아 그것을 실행하는 존재가 있으니 이가 바로 리시버. 1Q84년에서는 <선구>의 리더가 그 리시버다. 왜인지 모르지만, <선구>의 리더는 무녀인 도터들(모두 10대 소녀이며 그중에는 그 친자식도 끼여 있다.)과 성관계를 한다. 그로 인해 가정폭력에 철퇴를 내리고 있는 아오마메의 표적이 되어 죽는다.
두 번째 줄거리: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랑일 뿐이죠..
초등학교에서 손을 한번 잡아본 게 다인 아오마메와 덴고는 각각 불운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이제는 30살과 29살이 되었다. 이들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1Q84년으로 넘어오게 되고 운명적으로 서로를 찾아 헤매게 된다. 어떠한 부차적인 내용도 이들의 사랑 앞에서는 무의미 하며 이들의 결합이 1Q84년을 상실(?)시켜 버리거나 혹은 탈출 할 수 있게 만든다.
등장인물
- 아오마메: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를 듣다가 1Q84년으로 넘어오게 된다. <증인회>라는 일종의 광신 교도의 가정에서 태어났기에 어린 시절을 따돌림과 함께 매우 불행하게 보냈다. 소프트볼 선수로 지냈으며 현재는 헬스장에서 근육 마사지 같은 일들을 하고 있다. 후원자인 노부인의 지시에 따라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른 남자들을 단죄하는 킬러의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선구>의 리더를 죽이며 어린시절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했던 덴고를 못잊고 있다. <선구>로부터 도망치다가 덴고의 아이를 가지게 된다. 성관계 없이 ....
- 덴고: 수학 신동이며 유도까지 전공한 우수한 학생. 못하는 게 없는 만능이지만 무언가 최고점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문학적 재능은 있지만 이렇다 할 소설을 발표한적도 없다. 수학 강사를 하면서 몇몇 소소한 글꺼리로 인생을 지내고 있다가 우연히 후카에리의 공기번데기라는 소설을 만나면서 이쪽 세계로 넘어온다. 리틀피플의 이야기이자 후카에리가 실제로 겪은 이야기인 <공기번데기>를 리라이팅해 베스트셀러로 만들고 이 일로 인해 <선구>의 추적을 받게 된다. 이 <공기 번데기>로 인해 <선구>는 예언을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NHK수금원이었던 아버지를 원망하면서 평생을 보내다 말년에 화해한다.
- 우시카와: 2권까지는 조연으로 나오지만 3권에서 당당하게 주연의 자리를 얻어낸다. 흉측한 외모에 비열한 뒷조사꾼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나름 동정을 받을 만한 인물. <선구>의 지시를 받아 아오마메와 덴고 등을 추적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덴고와 아오마메가 만나는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추후 게이이자 한국인이며 아오마메의 동료인 다마루에게 비참한 죽임을 맞지만 나중에 리틀피플에 의해 공기번데기가 된다.
- 후카에리: 덴고와 아오마메 외에 가장 중요한 인물. 17세의 소녀이자 <선구>의 비밀을 담은 공기번데기의 실제 저자. 약간 모자란 부분이 있지만 직관적으로 세계를 인식하는 신비로운 소녀이다. 사실 이 후카에리가 마더인지.. 아니면 리틀피플이 탄생시킨 도터인지는 모르지만 후카에리는 덴고와 몸을 섞고 아오마메를 임신시킨다. 일종의 통로 역할을 한 셈이다.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닌, 리틀피플에 대항하는 존재이다.
읽고 나서..
스토리만 본다면 환상문학의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건 엄연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며 인간 본연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루키 소설에 나오는 혹은 나왔던 다른 주인공들처럼 알 수 없고 외로운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배경으로 환상이라는 소재가 쓰였을 뿐이고. 1Q84년이라는 알 수 없는 세계와 리틀피플과 공기번데기라는 애매모호한 개념을 생각해 내기는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소통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된다. 아오마메와 덴고는 떨어진채로 성장하지만 그들간에는 알 수 없는 유대가 있다. 그들은 둘다 부모와 소통하지는 못했지만 글쓰기와 살인이라는 각각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또한 다른 세계와 소통하는 리틀피플이라는 존재와 대립하지만 그들만의 소통이라는 사랑으로 그들의 세상에서 도망쳐 나온다. 1권과 2권은 각각 24장으로 되어 있으며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면서 나오는데 이건 이 책의 중요한 테마곡인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의 구성과 같다. 3권에서는 우시카와의 장이 추가 되어 31장으로 되어 있다. 마치 듀엣이 종장에 이르러 트리오가 되는 것처럼.. 이른바 딱 떨어지는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답답할 수도 있겠지만, 현대적이고 사색을 즐기기에는 꽤나 지적인 소설이다. 특히 실타래처럼 꼬여있으면서 촘촘하게 이어지는 스토리의 전개, NHK 수금원, 환생한 덴고의 어머니 같은 의미불명의 몽환적인 소재들, 섹스코드 등등 허루키 적인 요소들은 어느하나 빼어나지 않은 게 없다. (심지어 번역까지도) 복잡하다면 복잡할 수도 있겠지만 전체의 맥락속에서 그 무언가를 초월한 사랑을 찾는 것만은 확실하게 보장한다. 하루키의 의도가 그것이었다면 말이다. 사실 1권을 읽고 나서 덴고가 자작하고 있는 소설속의 이야기가 아오마메의 이야기인 줄알았었다. 이렇게 하루키의 소설은 해석의 여지가 상당히 많다.
나오는 음악
하루키의 소설에는 항상 음악이 배경으로 깔린다. 대부분 내가 모르는 음악이기는 하지만.. 그 음악의 제목만을 듣는 것만으로도 센치하고 고독한 기분을 맛보는 건 나뿐일까. 굉장한 재주다. 재즈와 클래식에 대해 이렇게 묘사하는 것만으로도 읽는이에게 흥분을 남길 수 있다는건. 이번에는 분량이 분량이니만큼 꽤나 많은 음악이 나온다. 시간이 될 때 나만의 OST로 만들어도 좋을 듯..사실은 이미 앨범이 나와 있기도 하다.(‘하루키를 듣다’ 던가?)
1. Janacek - Sinfonietta - 1Q84에서 가장 중요한 음악. 메인 테마 송이다.
2. Billie Jeans - Michael Jackson
3. Sweet Lorraine - straordinario incontro fra 3 grandi Nat King Cole, Oscar Peterson e Coleman Hawkins
4. It's only a paper moon - Nat King Cole
5. Handel Recorder Sonata C major
6. BWV244 - Bach:Matthew Passion/BWV244-1.
7. Lachrimae - John Dowland
8. J.Haydn - Cello Concerto No.1 in C major
9. Georg Philipp Telemann - Partita no.5
10. The Rolling Stones - Lady Jane
11. The Rolling Stones - Little red rooster
12. The Thomas Crown Affair - Windmills of your Mind
1Q8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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