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영화에게 세상을 묻다> 상식적이지 못한 세상에 던지는 영화라는 물음표.

슬슬살살 2013. 3. 13. 12:45

흔히들 영화는 그 세대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그만큼 영화는 여타 문화에 비해 소속된 세대의 표상을 잘 드러낸다. 영화는 흥행이라는 요소와 동시대에 개봉이라는 필연조건이 주어지기 때문에 여타 작품들보다 너무 앞서가기도,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를 담기도 어려운 것이다. 심지어 판타지물이나 영웅물에조차 그 시대의 고민과 문제의식이 투영되기 마련이다. 김용희와 이승연이라는 두 저자는 영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상에 던지고 싶은 이야기를 이 책에서 편안하게 담아냈다.1 소개된 30편의 영화는 영화로서의 가치는 차치하고 작품속에 담겨져 있는 우리 시대의 초상이라는 소재로만 사용되었다. 극례로 <한반도>라는 영화는 대중 뿐 아니라 전문 비평가들 사이에서도 그닥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올바른 역사인식이라는 주제를 설명하기 위해 쓰여진 소재이다. 한마디로 영화가 중심이 아니라 세상을 묻다가 주제인 것이다. 

 

전문작가라기 보다는 소시민에 가까운2   두 작가가 내던지는 질문들은 일견 평범해 보이고 그다지 날카롭지도 못하다. 그렇지만 평소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가질 수 있는 너무나 당연한 질문들을 영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적절하게, 편안하게 던진다. 그 안에는 복잡한 정치논리나 좌우 이념이 담겨있는 것이 아니고,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들이다. 그럼에도 세상은, 정확히는 우리 사회는 그 상식적인 질문에 상식적인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기에 이렇게 펜을 든 것이리라.

 

10개의 주제로 30개의 영화를 다루고 있는데, 예를 들면 위정자의 방향이라던가, 환경적인 문제, 천민자본주의,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통일 등을 다루고 있는데 방향이 약간 왼쪽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좌우를 떠나 삶의 가치방향에 있어서는 누구나 수긍할 만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불편함 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물론 일부 맥락에서 보수정권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이 담겨 있기는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수긍할 만한 이야기이다. 다만 영화에 대한 줄거리 리뷰가 아마추어적이고 전체적인 글이 너무 가벼운 건 약간의 흠이다.

 

 


영화에게 세상을 묻다

저자
김용희 지음
출판사
에이지21 | 2013-02-08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투표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영화 ‘스윙보트(S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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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ART1. 권력의 정당성 __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폭력이 되는─
1. 스윙보트 / 2. 맨 오브 더 이어 / 3. 브이 포 벤데타
PART2. 먹고 산다는 것 __신성한 절대명제가 보잘것없이 흔들릴 때 우리가 느끼는 슬픔
4. 돈의 맛 / 5. 불량남녀 / 6. 월스트리트
PART3. 쿼바디스, 우리 사회? __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
7.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8. 우동 / 9. 타인의 삶
PART4. 사람을 키운다는 것 __하나의 우주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작은 기적
10. 파수꾼 / 11. 세 얼간이 / 12. 너무 밝히는 소녀 알마
PART5. 우리를 둘러싼 환경 __어느새 무서운 괴물로 변해 돌아온다
13. 클라우드 / 14. 투모로우 / 15. 에린 브로코비치
PART6. 인간의 존엄성 __지켜져야만 하는 너와 나, 사람의 가치
16. 아이 엠 샘 / 17. 밀크 / 18. 반두비
PART7. 통일, 누구의 소원인가? __당위로만 알아왔던 통일, 진정 우리에게 하나 됨의 의미
19. 풍산개 / 20. 크로싱 / 21. 한반도
PART8. 누구나 행복한 이상한 나라 __아픈 놈, 이상한 놈, 수상한 놈─ 그래도 행복해야만 하는 우리 모두의 권리
22. 인 타임 / 23. 1번가의 기적 / 24. 수상한 고객들
PART9. 그대 이름은 여자, 여자, 여자 __눈물겨운 그들의 삶에 심심한 위로와 따뜻한 응원을!
25.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 26. 나의 결혼 원정기 / 27. 다마모에
PART10. 우리도 일하고 싶다 __빼앗긴 노동의 현장에서 목 놓아 부르는 희망의 노래
28. 내 깡패 같은 애인 / 29. 더 컴퍼니맨 / 30. 방가?방가!
 

 

  1. 두명이 각자 어떤식으로 공동 작업했는지는 알 수 없다 [본문으로]
  2. 물론 이승연은 정치계에 일부 얽혀있기는 하지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