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교양있는 도시인 흉내좀 내 보고자 <프라하의 추억과 낭만>이라는 미술전을 관람했다. 당연히 내용은 별 기억이 안난다. ~~예프같은 이름을 가진 작가들의 그림들이었는데 피카소 같은 느낌의 작품들이었다는 것 밖에는..아이폰에서 제공하는 음성안내 목소리 주인공 같은 여인이 들려주는 도슨트는 어려움을 배가시키기만 했고.. 그래도..
날씨는 좋았고, 정동길의 정취는 살아있었다. 특히 덕수궁이라는 곳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는 코에 바람을 슝슝 불어 넣어주었다.
덕수궁 같은 고궁이 좋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이렇게 푸르른 공간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첫번째이며 탁 트인 공간성이 두번째이다. 물론 담장이 있기는 하지만 조형미가 이어진 고즈넉한 옛스러움은 다른 장소에서는 쉬이 찾아볼 수 없는곳이다.
이렇게 고궁을 배경으로 넓은 공간연출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고, 오늘 처럼 맑은 날에는 바닥에서 반사된 빛까지 더해져 쨍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족들이 많이 찾는 다른 공간에 비해 비교적 유동인구가 적다는 장점도 있다.
그리고 덕수궁은 다른 궁에 비해 근대적인 건축물들이 함께 있는데 이런 것들이 덕수궁만의 특징이라면 특징. 미술관 계단은 조금 가파른게 단점이기는 해도 최고의 포토포인트 중 한 곳이다. 그렇지만 유모차가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은 아쉽다. (다른 길이 없을까?)
연인이 걸으면 헤어진다는 정동길을 따라 걷는 것도 짧지만 운치있는 산책길.
바람이 불기는 했지만, 햇살의 따사로움이 커버해줬고, 마침 색소폰 연주하시는 외쿡인 아찌도 있어 그럴싸 한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
이렇게 싸돌아 다닌 결과는.. 배고픔에 이은 폭식과 초토화.
연희동에 있는 샤브샤브 뷔페에서 폭풍식사 후에 딸은 널부러졌고.. 엄마는.. 엄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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