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시간을 파는 남자] 삶을 위해 돈을버는걸까.. 돈을 벌기 위해 사는걸까..

슬슬살살 2010. 7. 16. 22:29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최근 영국연구진이 닭과 달걀중 닭이 먼저라는 과학적 근거를 찾아 낸 것이 기사화 되었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답 나왔다..

 

정답은 닭이 먼저인데요.. 이런 밝히기 어려운 문제도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답이 명확함에도 많은 사람들이 오답에 빠져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삶을 위해 돈을 버는가. 돈을 벌기 위해 사는건가. 하는 문제입니다.

당연히 정답은 전자이겠지요..

그러나 살다보면 후자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가 봅니다.

 

시간을 파는 남자는 소설입니다.

특이한 것은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라는 지극히 바람둥이스러운 이름을 가진 스페인의 작가가

전문 소설가가 아닌 경영학자라는 사실입니다.

 

소설은 간단합니다.

주인공인 TC가 자신의 꿈인 적두개미 연구를 위하여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시간을 파는 방법을 고안해내 부자가 되었다가 결국에는 평범한 삶으로 돌아와 적두개미를 연구한다는

별로 흥미로울 것이 보이지 않는 줄거리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의 흥미요인은 줄거리가 아닙니다.

바로 이야기의 전개과정에 녹아 있는 경제학적인 요소와

그 단순한 사실을 잊고 돈을 벌기 위해 사는 사람들과 그렇게 만드는 시스템에 대한 풍자가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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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TC가 회사를 때려치우게 되는 이유는 회계사인 TC가 언제쯤 쳇바퀴같은 생활에서 벗어나

꿈인 적두개미 연구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데서 출발합니다.

회계사인 TC는 자신의 삶을 결산해보는데 인생 대차대조표를 만들다 엄청난 발견을 하게 됩니다.

본인의 자산은 아파트와 기타 몇 안되는 자산인데 반해 부채는 35년이었기 때문이죠..

아파트의 대금을 갚기 위해그는 35년간 회사를 다녀야 하고 그 얘기는 그의 인생 35년을 빛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충격을 받은 TC는 깡통에 5분씩을 담아 시간을 팔기 시작합니다.

깡통을 구매한 사람이 그걸 개봉하면 그 누구도 5분간은 그의 자유를 방해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반발하던 기업과 국가도 그의 시스템에 적응해 갑니다. 왜냐면 5분~10분의 자유시간은 기업에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이 아니고

쉼으로 인해 생산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TC의 회사가 번창하면서 2시간짜리, 1주일짜리를 팔면서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5분 10분은 괜찮지만 2시간 ,1주일은 국가와 기업이라는 시스템을 마비시키기 때문입니다.

 

결국 모든 국민은 그들이 가진 모든 부동산을 다 팔아 35시간짜리 시간 컨테이너를 구매하는데 쓰게 됩니다.

각각의 국민들은 거지가 된 대신 35년의 자유시간을 가진 셈입니다.

 

결국 처음에 나왔던 부채 35년이 역전이 된셈입니다. 국민들은 35년의 시간을 소유하고 부채는 없는 상태가 된 것입니다.

(물론 시간 외의 자산은 모두 TC가 가졌습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국가에게 TC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내 놓습니다.

"국민들에게 35년을 환산할 수 있는 화폐를 무상 지급하라. 필요한 것은 그 시간(=화폐)과 바꾸면 될 것이다.

대신 집은 35년보다 훨씬 싸야 할 것이다."

화폐를 지급받은 국민들은 그 돈으로 부동산을 사고 남은 화폐로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국가는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전에는 부동산을 갚기위해 35년을 저당 잡혔다면 지금은 자신의 삶을 위해 살 수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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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서 두가지를 느꼈습니다.

스페인도 집값이 만만치 않나보구나 하는 점과

우리나라의 아파트 버블 문제도 이것과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소설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 이지만 오늘날 실제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35년을 저당 잡힌것과 그렇지 않은 것 어느쪽이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 진지한 생각을 갖게하는 책이었습니다.

 

끝으로 ..주인공인 TC는 평생 꿈이었던 적두개미를 연구하게 되지만

붉은 머리의 개미일 줄 알았던 적두개미가 실제로는 파란색인걸 보고 실망하여 연구를 포기하게 되는 것으로 이 책은 끝이 납니다.

 

 

"그것은 정말 커다란 수수께끼다. 어린왕자를 사랑하는 여러분의 세상은 나에게도 그렇듯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한 마리 양이 한 송이 장미꽃을 먹었느냐 먹지 않았느냐에 따라 온통 뒤바뀔 것이다.

하늘을 바라보라. 생각해 보라. 양이 그 꽃을 먹었을까. 먹지 않았을까?

그러면 거기에 따라 모든 것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여러분은 알게 되리라.

그런데 그것이 그다지도 중요하다는 걸 어른들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소설 어린왕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