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글쓰기 훈련소] 간단하고 쉽게 글 잘 쓰는 요령이 있을까?

슬슬살살 2013. 12. 17. 23:18

간단하고 쉽게 글 잘 쓰는 방법이 실제로 있을까? 간단히 영어를 마스터 하는 방법이 없듯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요령은 존재하는 법. <글쓰기 훈련소>는 그 요령을 정리한 책이다.

 

핵심은 포인트 라이팅이다. P-O-I-N-T.

각각 포인트-아웃라인-인포메이션-뉴스-생각(thought)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어낸 말이다. 이 구조대로 글을 쓴다면 무리 없이 편안하게 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해보니 편안하다. 글도 짜임새 있어지는 것 같고.

지금 이 포스팅에서 포인트에 해당하는 단락이 바로 여기다. 이 책의 핵심이라 생각했던 포인트 라이팅이 내 글의 포인트가 된 것이다. 아웃라인은 줄거리다. 이 책은 실용서이기 때문에 별도의 줄거리 대신 포인트 라이팅 외적인 내용을 담을 생각이다. 인포메이션 파트는 글의 양념이다. 보통 배경지식을 담게 되며 서평의 경우에는 주로 책 외적인 얘깃거리들을 쓰게 된다. 뉴스는 글을 읽는 이가 모르고 있던 사실. 말 그대로 꺼리가 되는 내용이다. 보통 가장 하이라이트를 담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생각을 간단하게 넣는다. 이 구조를 다르면 내 생각만으로 백지를 채워 넣기 위해서 골머리 썩는 일은 없어진다.

 

포인트 글쓰기가 핵심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기자 출신인 저자는 몇 가지 추가적인 요령들 - ,,도를 쓰지 말라거나 하는 따위의 - 을 추가로 소개하고 있다. 개중에는 중복을 피하고 단문을 쓰라는 고루한 이야기도 있지만 서평 잘 쓰는 방법이나 인트로, 엔딩을 멋지게 쓰는 법 같이 실전에 써먹을만한 내용도 많아 꽤나 도움이 된다.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북데일리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글쓰기와 관련한 수많은 강의를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면 종종 사이트를 둘러보자.

 

포인트 라이팅이 작문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감상만을 요구했던 글쓰기가 잘못되었다는 전제를 깔고 출발하기 때문이다. 감상 대신 줄거리를 쓰자는 것이 포인트의 시작이다. 무엇이든 구체적인 것이 쓰기 편하지 않겠는가. 가을보다 가을추수라는 주제가 조금 더 쓰기 쉬운 것처럼.

 

실용문보다 작문을 우대함으로서 글쓰기 훈련에 큰 오류가 생겼다. 글을 쓸 때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라고 가르치는 일이 그 것이다. 물론 아이들이 창의적인 글을 쓸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 없이 옳다. 하지만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글문을 틔워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본문중에서)

 

내 생각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어린시절부터 나의 글의 발목을 잡아왔다. 어릴 적 일기를 검사하던 엄마가 니 생각을 써야 한다고 하는 바람에 당연히 독후감이고 뭐고 감상만을 써야한다 생각해 왔다. 그러나 글 잘쓰는 이도 감상만을 쓰기 어렵다니 내 글쓰기의 두려움의 원인이 해결되어 버린 셈이다. 요령에 따라 글을 써보니 편하고 즐겁다. 그리고 쉽다.

 

이 포스팅에서 처음으로 포인트 라이팅을 연습해 보았다. 아직은 미숙하지만 글을 다듬어 나가거나 내용을 담을 때 이전보다 훨씬 쉬운 것이 느껴진다. 왕도를 따라 작가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남들이 내 블로그를 조금 더 편하게 읽게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글쓰기 훈련소

저자
임정섭 지음
출판사
경향미디어 | 2009-11-3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새로운 글쓰기 매뉴얼, '포인트 글쓰기'!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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